사회 사회일반

'대안공간 갤러리'의 진화

카페·서점등 운영하며 작품 전시·판매까지 병행<br>"미술 애호가층 넓히고 신진작가 발굴기능 강화"

카페 한켠을 작품으로 가득 채운‘갤러리킹’ (왼쪽부터), 아트스페이스 사다리, 갤러리카페‘커피잔속 에테르’ .

미술 공간들이 진화하고 있다. 비영리를 표방하며 출범한 ‘대안공간’이 작품 판매까지 병행하는 ‘제 3세대’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들은 작가에게 전시의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유망한 작품을 낮은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서교동 홍익대 앞에 위치한 ‘커피잔 속 에테르’는 양옥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 밖에서 보면 여느 커피전문점과 다를 바 없지만 안으로 들어서 보면 유독 그림이 많다. 색감이 탁월한 유화부터 만화적인 일러스트, 키치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조각 등으로 벽면은 물론 책장과 선반까지 가득 채워져 있다. 이곳은 화가인 에테르(예명)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대표적인 ‘3세대 대안공간’. 외형은 카페지만 작품을 전시하며, 구매자가 원하는 경우 판매까지 연계하고 있다. 기존 대안공간은 가능성 있는 신진 작가 발굴에 주력했지만 ‘비영리’ 공간이기에 적극적으로 작품판매에 나설 수 없었다. 연간 2,000만원 이하로 지급되는 문예진흥기금은 턱없이 부족했고 그것도 모든 대안공간에게 돌아갈 수 없는 게 문제. 이들은 경제적 자생력을 마련하기 위해 위해 카페나 서점 등을 함께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작품 판매에도 뛰어들었다. 일례로 갤러리킹, 카페사다리, 카페VW, 커피잔 속 에테르 등은 지난달 신진작가 50여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마켓을 공동으로 열었고 40% 이상의 판매율을 거뒀다. 신선한 감각을 가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호당 평균 가격이 5~7만원선이고, 20~50만원선 작품이 주를 이뤘다. 이불로 갤러리킹 대표는 “기존 미술사장이 블루칩 위주로 운영되면서 투자에 대한 목적성이 지나치게 부각됐고 오히려 시장의 기반이 약화되는 모순이 생겼기에 미술애호층을 넓히기 위해 대안공간의 신진작가 생산ㆍ발굴 기능에 시장성 확보를 결합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문 상업화랑이 이 같은 전시공간에서 선보이는 젊은 작가에 관심을 보이면서 미술시장에 선순환 구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대안공간에서 입소문이 난 작가 정연두는 전문 화랑인 국제갤러리의 지원으로 활발히 활동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검증 받은 뒤 지금은 모마에서도 관심을 갖는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가나아트센터는 11~24일 평창동 전시장 미루에서 장석준과 최은경의 작품을 전시한다. ‘아티스트 맵핑’(Artist Maping)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기획전으로 대안공간 등에서만 선보인 신진작가를 위한 파격적인 등용문이 될 전망이다. 종합 미디어 작가 전소정은 공근혜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됐고, 홍원석은 현재 갤러리 도올에서 전시 중이다. 양최남ㆍ이해민선ㆍ안경수ㆍ이상홍 등이 주목할 만한 작가들.‘신개념 대안공간’에서 작품을 구입할 경우 전문화랑보다 20~30%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나 유명갤러리에서 산다면 상업성이나 향후 가능성을 검증 받았기에 안정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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