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올해의 시간급 4,000원에서 2.75% 인상된 4,11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9일 오후7시부터 30일 새벽까지 전원회의를 열어 공익위원 조정안에 대한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최저임금을 월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 사업장은 85만8,990원이고 주 44시간(월 226시간) 사업장은 92만8,860원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의 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상률은 낮지만 경제위기 여파로 올해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낮아져 수혜대상 근로자 수는 올해의 208만명보다 증가한 256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협상은 경제위기에 따른 저임금 근로자들의 생존권 문제와 영세기업의 임금지급력 부족 등의 문제가 얽혀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처음으로 제시한 최저임금은 각각 5,150원(28.7% 인상)과 3,770원(5.8% 삭감)으로 협상 막판까지도 격차는 크게 줄지 않았다. 노동계는 사회보장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현실에서 노동자에게 임금이 생존권과 직결된다는 이유를 들어 최저임금이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 정도는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줄곧 인상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영세기업이 늘면서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불안이 초래될 것이라며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삭감을 주장했다.
이 같은 견해차로 최저임금위는 지난 두 해와 달리 올해 최저임금안을 합의가 아닌 표결로 결정했다. 또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법정기한인 29일을 넘겨 최저임금안을 노동부에 냈다.
노동부 장관은 이날 결정된 안을 7월 고시해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10일 이상 준 뒤 오는 8월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확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