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특집/기고] 월드컵과 브랜드강국

축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다. 우리 국민들의 축구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2002 한일월드컵대회' 개최는 단순한 국가 경제적인 손익을 넘어 우리에게 국가적인 자신감과 여유를 심어줄 좋은 계기다. 월드컵기간중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ㆍ제품과 더불어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글로벌화 할 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월드컵은 우리처럼 글로벌브랜드가 없는 나라가 브랜드가치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다. 최근 우리기업도 브랜드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브랜드강국'을 건설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가 또는 기업차원의 브랜드자산관리에서 몇 가지 공통적인 문제들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 일시적 처방 위주의 단기적이고 일관성이 떨어지는 브랜드관리 ▲ 전문성을 도외시한 규모의 논리가 지배하는 기업브랜드 위주의 브랜딩 전략 ▲ 대중매체 광고에 편중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수단 ▲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고 관리할 역량의 부족 ▲ 경영자들의 단기적 시장점유율 지상주의 등이다. 현재의 국가이미지로는 '메이드인 코리아' 명품브랜드 향수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오히려 인삼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국산제품의 브랜드 글로벌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월드컵을 통해 브랜드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국가 모두 다음과 같은 노력들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첫째 월드컵이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 얼마나 효과적일 것인가를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무분별한 자원의 낭비를 피할 수 있다.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단지 월드컵 개최국이란 이미지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국의 이미지를 구체화시킬 실행계획들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월드컵을 통해 어떤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브랜드의 자산가치는 소비자들의 인지도나 품질인식, 혹은 기타 이미지 등 여러 가지 요소들로 구성된다. 이 요소들은 상호 연관돼 있으나 월드컵을 통해 어떤 측면을 부각시킬 것인가를 미리 명확하게 설정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인지도 상승이라는 일차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셋째 막연하게 월드컵 이미지를 브랜드 이미지로 전이시키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Nike는 '성과(Performance)와 도전정신(Challenge)'이라는 이미지를 브랜드에 심었다. 또 '비자카드=앞서가는(leadership)', '코카콜라=역동적인(dynamic)'과 같이 구체적인 이미지 목표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기업들은 효과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월드컵 행사 전후를 포함해 보다 장기적인 활동시기를 잡아야 한다. 월드컵만으로는 여전히 일회성 브랜드 관리에 불과하며 효과 역시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 우리가 구축할 이미지 목표를 정하고 ▲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정교한 전략을 수립하며 ▲ 중장기적으로 이를 실천해 나가는 행동을 수반시켜야 할 것이다. 동시에 월드컵을 전후로 브랜드자산 진단 및 평가를 가져, 이번 월드컵이 국가 및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에 미친 효과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전성률(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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