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지역경제과를 찾으면 꼼꼼히 준비해 놓은 ‘기업 비즈니스 데이터’에 깜짝 놀란다. 연면적 1,000㎡이상 관내 112개 건물의 임대료, 교통망, 유동인구 등 13개 항목에 걸친 자세한 정보가 보기 쉽게 잘 준비돼 있다. 어디서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면 좋을 지 꼼꼼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관내 50개 중소기업은 각각 행정경력 20년이 넘은 6급 이상 구 직원들과 1대1 멘토링 자매결연도 맺고 있다. 어려움이 생길 때 이들 공무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출동, 민원을 해결해 준다. 지난 1년간 이처럼 ‘기업하기 편한 광진’이 만들어진 데는 정송학(54ㆍ사진) 광진구청장의 힘이 컸다. 후지제록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정 구청장은 기업에서 익힌 노하우를 행정에 적극 도입, 경쟁력 있는 ‘광진 주식회사’를 설립해냈다. 민선 4기 1주년을 맞은 정 구청장은 “처음 취임을 했을 때는 광진구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 목표 의식, 경쟁의식 등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다”며 “일한 만큼 대우 받는 인사 정책과 현장 중심의 행정을 통해 광진구를 생산성과 효율성 높은 조직으로 바꿔나갔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의 발로 뛰는 비즈니스 행정은 곳곳에서 성과를 거뒀다.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한 재래시장 상품권이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했고, 관내 우수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면서 지역경제도 활성화됐다. 민원서비스도 획기적으로 개선, 총 112개 민원 사무를 최고 25일이나 단축함으로써 ‘스피드 행정’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광진구의 미래를 설계할 외부전문가 그룹인 ‘비전추진단’을 설치, 기업유치 계획이나 고구려 아차산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는 것은 다른 자치구에서 찾아보기 힘든 성과다. 남은 3년, 정 구청장의 가장 큰 숙제는 광진구의 지역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 광나루길을 중심으로 2개 지역으로 나눠진 광진구는 한강변의 구의ㆍ자양ㆍ광진동 일대와 스타시티를 중심으로 한 건대역 인근은 주거ㆍ문화 환경이 양호하다. 반면, 40년 전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중곡동 일대는 지구 중심에 자리잡은 국립서울병원 문제로 변변한 아파트 하나 없는 낙후 지역으로 남아있다. 정 구청장은 이에 따라 중곡역 일대 약 7만3,000평에 대한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정신병원인 국립서울병원의 이전을 위한 법 개정을 건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 구청장은 “전국 국립 정신병원 가운데 도심 한가운데 있는 건 국립서울병원 뿐” 이라며 “도시기반이 낙후돼 침수피해까지 잇따르는 중곡동 일대 발전을 위해 그린벨트 내로 정신병원이 이전할 수 있도록 법률이 개정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서울 대표 관광벨트 육성"
고구려테마 '아차산프로젝트' 추진 '고구려 구청장'으로도 불리는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구를 고구려를 테마로 한 문화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아차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광진구와 구리시를 양분한 아차산 일대는 현재 고구려의 16개 보루가 남아 있는 등 남한에서 고구려 유적이 가장 많은 곳. 지금까지 각 보루에서 남한 지역 최초로 총 1,300여점의 고구려 유물이 발견됐으며 앞으로도 3,000여점의 유물이 더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이에 따라 고구려 문화를 광진구 지역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고구려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정 구청장은 "추가경정예산에 고구려박물관 예산 65억원을 반영했다"며 "아차산 일대에 박물관과 함께 천문대 등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수학여행도 올 수 있는 고구려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듦과 동시에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벨트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광진구는 구리시와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양 지자체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오는 10월에는 문화재청의 고구려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