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처녀생식' 어떻게 가능한가

황우석 교수팀이 2004년도 사이언스 논문에 보고한 배아줄기세포조차도 체세포 복제방식이 아니라 사실상 `처녀생식'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황 교수팀은 단 한 개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것으로 판명된 셈이다. 처녀생식에 의한 돌연변이를 만드는 방법은 약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주사침으로 세포의 막을 건드려 자극을 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에탄올 등의 약품처리를 통해 난자의 핵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난자를 활성화하는 방법이 두번째다. 세번째는 난자를 핵치환할 때 전기충격을 주는 과정에서 실제로는 난자가 빠져나가지 않은 채 난자가 활성화 되는 경우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를 보면 조사위는 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난자의 핵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전기충격을 가하면 난자가 정자가들어온 것으로 착각해 수정된 2n 상태로 된다는 게 세번째 방법의 논리다. 난자에적당한 약물과 물리적 자극을 줌으로써 난자가 스스로 분열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1감수분열시에 각 염색체가 2개의 DNA 분자로 복제된 이후 제1극체(염색체의 한 쌍에서 어느 한쪽)가 떨어져 나가면서 제2감수분열을 하는데 이 때 생성된 난자와 제2극체가 다시 결합을 하는 게 처녀생식의 이치다. 하지만 이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해 체세포에서 떼어낸 핵을 넣어 전기충격을 주는 체세포복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처녀생식은 다른 말로 `단성생식'이라고도하고 `단위발생'이라고 한다. 처녀생식은 그동안 동물의 줄기세포 제조 방법으로 사용돼 왔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팀의 경우 처녀생식으로 쥐 줄기세포를 만들어 심장근육세포까지 분화를 유도했고, 한국와 일본의 공동 연구팀은 처녀생식을 통해 새끼 쥐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또 황 교수를 `복제의 왕'이라고 말했던 미시간주립대 호세 시벨리 교수도 같은방법으로 원숭이 배아를 복제했다. 정자와 난자를 결합하지 않고 정자나 난자 한쪽만으로 개체를 발생시키는 것은벌, 진딧물, 물벼룩 등 곤충이나 어류에서 관찰됐지만, 이보다 상위동물인 포유류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었다. 즉 난자에 인위적으로 자극을 줘 반수체(n)에서 이배체(2n)로 분열시키는 것은가능하지만, 이 경우 발생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배아가 죽기 때문에 정자로부터의자극이 없이는 정상적 발생이 불가능하다는 게 그동안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성과는 포유류도 처녀생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의 로버트 란자 박사는 황교수팀의 줄기세포 확립이 처녀생식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논문 발표 시점부터 제기했었다. 이처럼 처녀생식이 가능한 것은 부계 유전자와 모계 유전자에 의해 특정하게 발현되는 유전자 `임프린팅(Imprinting.유전적각인)'이라는 메커니즘이 어느 한쪽의유전자는 기능을 하도록 하고, 나머지 한쪽의 유전자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처녀생식인지는 DNA 지문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난자의 핵만으로 수정된 처녀생식 줄기세포는 기증자의 체세포와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는다. 같은 사람의 몸 안에 있더라도 난자는 체세포와 핵 속 유전자 물질이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황 교수팀은 논문에서 DNA 지문검사와 RNA를 분석하는 RT-PCR 두 방법으로 해당줄기세포의 유전자가 체세포와 동일하다는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이 세포가 처녀생식이 아닌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교수팀은 사이언스 논문 머리말에도 "(논문의)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을 통해유래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DNA검사 결과는 이 세포가 체세포핵치환으로 탄생했다는 점을 뒷받침했다"고 썼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를 보면 조사위는 48개 표지인자(마커)를 만들어 1번 줄기세포에 대한 DNA 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줄기세포와 난자 공여자 B씨의 DNA는 48가지의 표지인자 중 40개가 줄기세포와 일치하고 나머지 8개는 동일하지 않았다. 보통 일반적인 DNA 지문분석의 경우 15개 마커를 쓰는 점을 감안할 때 조사위가48개의 마커를 쓴 것은 이번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대목이다. 만약 1번 세포가 체세포복제에 의한 줄기세포라면 48개가 모두 정확히 일치해야하지만 8개가 다르다는 사실은 1번 줄기세포가 체세포복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조사위의 설명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1번 줄기세포는 공여자 B씨의 난자가 탈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의 세포(극체)와 융합, 처녀생식이 되면서 줄기세포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조사위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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