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홍준표 '홀로서기 정치' 까닭은?

대권 염두에 둔 독자 세력화 인듯


'호랑이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다. 선비는 추워도 곁불을 쬐지 않는다.'

홍준표(사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5일 최근 자신의 비주류 행보 배경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그는 6ㆍ2지방선거 이후 청와대의 친(親)서민 드라이브에 맞춰 서민 어젠다를 잡고 '홀로서기 정치'를 본격화하며 파장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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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14전당대회에서 2위로 최고위원에 올랐지만 당권 장악에 실패한 홍 최고위원은 안상수 대표와 연일 날 선 각을 세우고 있다. 안 대표의 당직인선에 불만을 품고 전날 최고ㆍ중진연석회의를 박차고 나간 데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당내 화합도모를 위한 '비빔밥 점심'에도 불참했다.

대신 그는 이날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민대책특위를 주재하며 당 안팎의 '포퓰리즘' 비난에 적극 해명하는 등 서민대책에 대해서는 왕성한 의욕을 보였다. 과거 '반값 아파트'를 추진했던 그는 "성장론자 중심으로 포퓰리즘 논란이 있으나 국가재정을 파탄 내는 포퓰리즘이 나쁜 것이지, 우파 포퓰리즘이라도 해보자"고 각오를 다졌다. 그만큼 서민 속으로 들어가 현장 중심의 행정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와 당 위에 기획재정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부처의 서민정책이 재정부에 부딪히고 있다"며 재정부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일전에 말을 듣지 않는 공직자들은 국회로 불러 혼내겠다고 했을 정도로 서민정책을 놓고 관료들과 한판 전쟁이라도 불사할 기세다. 과거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공격수로 활동했던 때가 연상될 정도다.

당 안팎에서는 홍 최고위원이 당 주류와 관료들을 향해 '독불장군'식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그는 당 서민특위를 10개의 소위원회와 전국적으로 10개의 지부를 갖춘 조직으로 만들려다가 당 주류로부터 지부결성이 저지되자, 여의도 전대캠프 사무실 자리에 개인적으로 중심국가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서민특위와 개인 연구소를 통한 외연확장과 자기정치 의지가 엿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그가 연말까지 서민대책에 주력한 뒤 내년에 정치상황을 봐가며 차기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 최고위원은 "원래 맞지 않지만 후흑론(厚黑論)의 면후흑심(面厚黑心ㆍ나라를 통치하는 군주는 얼굴이 두꺼워야 하고 흑심도 품어야 한다는 뜻)을 공부해볼까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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