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금융 은행합병 갈수록 수렁

경남·광주은행 반발 추진위조차 구성못해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은행 부문 기능재편 시한이 두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한빛ㆍ경남ㆍ광주은행의 통합을 주도할 합병추진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어 일정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이달 초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 오는 6월 말까지 기능재편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AT커니사의 최종 컨설팅 결과에 대해 광주ㆍ경남은행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여론마저 들끓고 있어 통합작업이 시작되지도 못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서명작업에 이어 궐기대회를 여는 등 지역 지도층들이 가세한 여론몰이에 한창이다. 급기야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이 지난 17일 광주 지역을 방문, 모방송에 출연해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등의 유화 제스처를 표시했지만 지방은행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 무엇이 문제인가 AT커니사의 컨설팅 최종 보고서를 두고 광주ㆍ경남은행이 객관성과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하면서부터 통합작업은 꼬이기 시작했다. 이들 은행은 2월 나온 컨설팅 중간 보고서와 4월 초 제출된 최종 보고서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최종 보고서는 '통합'이라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급조된 것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컨설팅 보고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답변을 요구하고 있지만 AT커니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측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컨설팅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지방은행들이 주장하고 있는 점은 상당 부분 자의적인 해석에 근거하고 있다고 반박하고있다. ■ 실마리가 안 보인다 광주ㆍ경남은행은 경영진이 직접 컨설팅 결과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데 이어 지역 민심까지 등에 업고 있는 상황이다. 잇단 궐기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김혁규 경남도지사 등 자치단체장과 지자체 의회 의장들까지 공식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나서고 있다. 따라서 기존 합병이나 통합과정처럼 인사나 예산권 등 일정 부문을 얻어내는 선에서 협상이 타결되는 정도의 통상적인 절충점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우리금융쪽에서 컨설팅 결과를 뒤집어가면서까지 지방은행들의 입장을 수용할 것 같지도 않다. 지방은행들이 독립법인을 유지할 경우 사실상 지주회사의 의미 자체가 희석된다는 점이 더욱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 논리로 풀어야 지난해 노사정 협의에서 '앞으로의 통합작업은 객관적인 컨설팅 결과에 기초한다'는 데 서로 동의한 만큼 컨설팅의 객관성 확보 여부가 사실상 사태 해결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그러나 광주ㆍ경남은행의 반발에도 막상 컨설팅사인 AT커니는 최종 보고서 발표 이후 이렇다 할 입장을 단 한번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 우리금융그룹 역시 이에 대해 설득과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해당 지방은행들 역시 5월로 예정된 지자체 선거에 편승, 지역 정서를 업고 감정적인 대응에만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를 분명히 하고 이를 위해 어떤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등의 논리적 접근 외에는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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