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대선 D-30] ④ 종반 판세 예측불허 혼전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 최소 1개월 전까지는 판세가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만큼은 여론조사 전문가들과정치분석가들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일단 지금 이 시점의 판세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유리하다는 데 거의모든 여론조사 결과가 일치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 23-24일 실시된 워싱턴 포스트ㆍABC 조사(조사 대상 1천204명, 표본오차 ±3% 포인트)에서 투표의사가 있는 응답자의 51%가부시 대통령을, 45%가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부시 대통령이 6% 포인트 앞섰다. 24-26일 실시된 USA 투데이ㆍCNN 조사(조사대상 1천6명, 표본오차 ±3% 포인트)에서도 52% 대 44%로 부시 대통령이 8% 포인트의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21-22일 이뤄진 폭스 뉴스와 여론조사 기관 오피니언 다이내믹스의 조사(조사대상 1천명, 표본오차 ±3%)에서는 부시 대통령 45%, 케리 후보 43%로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였다. 이밖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9월 초 이후 실시된 여론 조사는 한결같이 부시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두자리 수에 달했던 전당대회 직후의 두후보간 격차는 현격히 좁혀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부시 대통령이 안정적 우위를 점했다고 보는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 분석가는 거의 없다. 우선 그동안의 여론조사가 일관된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초 민주당 후보 경선이후 인기가 치솟았던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 진영의 집중적인 비방 공세 이후 가라앉았다가 민주당 전당대회를계기로 다시 압도적인 차이의 우세로 돌아섰지만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에는 뚜렷한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들쭉날쭉한 여론 추이는 그만큼 이번 선거전이 치열한 양상을 지니고 있고 이라크전과 테러 척결, 고용과 조세, 경기 정책 등 경제적 쟁점, 의료 보험을 비롯한 사회 현안 등에 관해 첨예한 대결이 펼쳐지고 있고 따라서 주요 이슈의 전개에따라 유권자들의 의견이 흔들리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더욱이 대선 향방을 판가름할 이런 중대 현안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는 전혀 예측을 불허해 선거의 최종 결과를 점치는 데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거에 임박해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 전선에서 미군이 오사마 빈 라덴이나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등 거물급 테러리스트들을 체포 또는 사살하는 전과를 올린다면 부시 대통령이 결정적으로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이라크에서 테러리스트들의 미국 민간인 참수가 잇따르거나 미군이 대거희생되는 사태 또는 아부 그라이브 포로 학대와 같은 추문이 발생한다면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하루 아침에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돌발 변수를 배제하더라도 당장 대선의 가장 큰 변수가 될 후보간 TV 토론회가 남아 있다. USA 투데이ㆍCNN 조사에서 응답자의 18%는 "토론회 결과에 따라 지지후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근거로 CNN은 자사 여론조사에 관한 해설기사에서조차 "선거 직전에실시된 여론조사만이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 이전의여론조사는 하나의 추이를 반영할 뿐 최종결과를 예측하는 데는 큰 의미가 없다는지적이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의 프랭크 뉴포트 수석 편집인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우세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재선에 성공한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현저히 낮아 현재로서는 그의 재선을 예상하는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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