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무·유기물 결합 신소재 선봬

[화학으로 만들어가는 녹색세상] ② 기능성 표면처리용 하이브리드 화학소재<br>스크래치 내구성 등 새 물성 제공…車·휴대폰 등에 유용

한국화학연구원의 석상일 박사가 졸겔공정을 활용한 무·유기 하이브리드 화학소재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산업경쟁의 패러다임이 완제품보다는 소재 중심으로 전환되며 소재 원천기술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화학소재는 일상생활은 물론 디스플레이ㆍ휴대폰ㆍ반도체ㆍ자동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성능과 품질ㆍ가격경쟁력을 결정하는 원천으로 작용한다. 화학소재란 원유ㆍ석탄ㆍ천연가스ㆍ바이오물질 등을 기초원료로 해 화학반응을 통해 합성된 소재를 말하는데 장기간의 연구와 막대한 투자비가 요구되지만 기술개발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고부가가치가 창출된다. 그 가치에 따라 세계시장 석권도 가능하다. 이렇듯 중요한 분야인 만큼 화학소재기술에서 앞서 있는 선진국들은 특허ㆍ표준 등으로 철옹성을 쌓고 독과점적 지배력을 행사하며 후발주자들의 신규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화학소재는 사실상 일본을 위시한 해외수입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기업들은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도 수익의 많은 부분을 해외 기업에 개런티로 지불, 주인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재주 넘는 곰'으로 전락할 우려가 큰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내 연구팀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단 소자재료연구센터의 석상일 박사 연구팀이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유기물과 무기물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용한 물성을 지닌 '무ㆍ유기 하이브리드 화학소재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기술은 단순히 유기물과 무기물의 장점을 융합하는 것을 넘어 신소재에 내부식성, 스크래치 내구성, 자외선 및 적외선 차단성이라는 추가적 물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산업적 가치가 크다. 또한 기존 기술보다 훨씬 작은 수㎚급으로 소재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그 효용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석 박사는 "이는 광기능성, 전자기 기능성 유기물과 무기물을 하이브리드화해 새로운 복합 기능성소재를 개발하는 기반이 된다"며 "자동차ㆍ빌딩ㆍ주택 등의 표면에 코팅해 내구성 향상과 에너지 절약효과를 내는 신소재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의 개발을 위해 졸겔공정을 적용했다. 졸겔공정은 무기물과 유기물을 새 물성을 가진 하이브리드소재로 만들 수 있는 기법으로 유ㆍ무기물 혼합용액의 미세구조를 반응시간ㆍ온도ㆍ농도 등의 조건에 따라 제어할 수 있다. 유기물의 유연성과 무기물의 화학적 안정성, 강도 등의 장점은 극대화하면서 유기물의 낮은 내열성, 무기물의 높은 취성 등의 단점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소재를 설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고가의 염료 대신 저가의 무기반도체 나노입자용 원료를 사용해 유기태양전지의 전도성 고분자와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고효율 차세대 태양전지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한 상태다. 또 반지ㆍ귀걸이 등의 내부식성과 스크래치 내구성을 높여주는 코팅제 기술 등을 민간업체에 기술이전해 1억원 이상의 기술료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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