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3일 "미국은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고려할 준비가 아직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스마트 외교와 한반도 평화정책'을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서 "북한이 계속 핵 프로그램을 보유한다면 관계 정상화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스티븐스 대사의 이날 발언은 전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에 양자대화 '결단'을 촉구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스티븐스 대사는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북한의 핵뿐 아니라 미사일 기술 수출 방지를 위해 안보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미국은 여전히 6자회담 틀 안에서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분명한 점은 이 문제가 미국과 북한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 다자 간의 문제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북한은 '적대관계 청산 및 신뢰관계 조성'을 위한 출발점이 양자대화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양국 간 대화채널의 가동을 강조한 반면 미국은 양자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양자회담도 결국 다자 간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해 양자회담을 둘러싼 북미 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