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아르헨 대선 빨리 치러야

대선을 6개월 앞당겨 내년 3월에 시행하기로 한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최근 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계속 심화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경제ㆍ사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새 바람을 불어넣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두알데 대통령은 그 시기 선정에 있어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그의 발표대로라면 새로운 후계자가 정권을 맡기 위해서는 내년 5월을 넘겨야 한다. 지난 1월 아르헨티나의 국가원수 자리에 오른 두알데 대통령은 이후 국가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디폴트 선언 후 페소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아르헨티나의 경제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특히 페소화 가치는 올들어 13%나 떨어졌다. 노동인구의 4분의1은 실직 상태이며 매일 수천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됐다. 시위 도중 두명이 사망한 것. 두알데 대통령은 이 기간 동안 정당성이 결여된 대통령이 나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 두알데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은행에 예금해둔 현금 대신 국채를 수령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미 화폐가치 폭락으로 막대한 재산손실을 입은 국민들은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이는 또한 혼란에 빠진 금융시스템을 더 큰 위기로 몰아갔다. 아르헨티나로서는 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을 뽑아 그럴듯한 경제개혁안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물론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많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이미 그들의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급진 좌익정당과 두알데 대통령이 속한 우익 페론당 등 두개의 정당은 분열된 상태며 그다지 신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는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하려는 좌익정당이 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국민들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와는 상관없이 그들의 정치제도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정치에 대한 믿음의 결여로 인해 새로운 정부는 경제적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는 되도록 빨리 선거를 치러야 한다.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정부만이 앞으로 발생하게 될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두알데 대통령은 이미 레임덕에 빠진 상태다. 아르헨티나가 대선을 미루면 미룰수록 이 나라는 더욱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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