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CEO, 문화·예술에 취하다

'예술적 창의력이 경영능력'<br>공공기관들 문화강좌에 기업인들 수강 열기 후끈




기업경영에도 예술과 문화적 소양에 기반을 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고경영자(CEO) 등 사회 지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국립현대미술관ㆍ국립중앙박물관ㆍ서울대미술관 같은 공공기관이 'CEO 문화강좌'를 개설하면서 기업인들의 문화강좌 수강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정형민 서울대미술관장(서울대 교수)은 "기업경영에 필요한 창의력의 핵심은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라며 "앤디 워홀이나 단원 김홍도 같은 예술가적 '발상의 전환'을 원용해 경영활동에 매몰됐던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강좌에 대한 기업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은 하반기 개강을 목표로 CEO 문화강좌(가칭)를 준비하고 있다. 미술에 관심 있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교양 수준을 웃도는 강좌를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창조적 경영지도자 최고위과정'을 지난해 신설한 데 이어 올해는 2기 46명을 모집했다.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강좌를 통한 기업의 창의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에 부응하기 위해 강좌를 신설했는데 호응이 기대 이상"이라며 "옛 것을 배워 새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기업들은 우리 '문화의 힘'에서 세계화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미술관도 '예술문화 최고지도자과정(ACP)'을 지난해 신설했다. 서울대는 이번에 40명 정원의 3기 수강생 40명을 모집해 미술ㆍ건축ㆍ디자인ㆍ영화 등에 걸쳐 예술과 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미술관은 대학의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각 분야 원로교수로 강사진을 구축, 학문적 깊이를 더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80% 이상 출석하고 기말보고서를 제출해야 수료증을 받을 만큼 운영이 엄격한 편이지만 수강경쟁은 치열하다. 최근 문화와 인문학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반영이라도 하듯 경영대ㆍ법대 최고위과정을 이수한 수강생들이 ACP과정을 듣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경제연구소의 월례 조찬특강인 '메디치 21'에는 평균 600명 이상이 몰려 미술과 역사 등을 공부하려는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강좌의 수강생이 3년 만에 여섯 배나 늘어나는 통에 그림ㆍ사진ㆍ영화ㆍ와인을 배우는 'CEO 앤 컬처' 강좌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밖에 사설강좌로는 가나아트갤러리가 운영하는 'CEO 문화포럼' 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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