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입적 법정 스님 소설서 '환생'

재가제자 정찬주씨, 일화 바탕 '소설 무소유' 출간


"법정 스님은 생전에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알사탕을 하나씩 물려주셨어요. 알사탕을 오물대느라 말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좋은 말이 없어서 시끄러우냐? 좋은 말이 많지만 침묵에서 지혜를 얻지 못해 인격수양을 못하는 것이다. 저기 조계사 자락이나 쳐다보고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출판사 편집자로 법정 스님의 책을 펴낸 인연으로 재가제자가 돼 십여년간 스님을 곁에서 지켜봤던 정찬주(57) 작가가 스님의 삶을 소설로 펴냈다. 정 작가는 26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소설 무소유'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일반 대중이 가지고 있는 스님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로잡는 데 쓰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쓰게 됐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책은 스님이 작가에게 직접 들려준 이야기와 작가가 직접 지켜본 스님의 모습 등 법정 스님의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됐다. 정 작가는 "스님들의 출가 전 이야기는 금기시되고 있고 물어보는 것도 결례이기에 여쭌 적이 한번도 없다"며 "그런데 나에게 유독 출가 전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언젠가 글로 정리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미소를 지으셨다"고 말했다. 소설은 등대지기를 꿈꾸던 박재철(법정 스님의 속명)의 어린 시절에서 출발한다. 정 작가는 "스님에게는 배다른 여동생이 있었다"며 "스님이 영화를 좋아하셔서 함께 영화를 곧잘 봤는데 '서편제'를 보고 그렇게 우셨다. 아마 그 이유가 살뜰하게 대해주지 못했던 여동생이 생각났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법정 스님은 지난 3월 입적하기 전에 자신의 책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정 작가는 이에 대해 "그것은 스님이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사자후'"라며 "스님의 말이 떨어진 지점을 잘 살펴보고 산 사람들은 해야 할 몫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