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리더십 약화 우려 "단기론 악재"

지주사 전환 차질로 삼성물산 9%나 급락<br>삼성카드·제일기획등은 수혜주 부각 '눈길'


삼성그룹주 동반약세가 코스피지수를 하루 만에 1,800선에서 끌어내렸다. 삼성그룹이 22일 이건희 회장의 퇴진을 포함한 대대적인 쇄신안을 발표하자 삼성주들이 동반 급락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0.72% 하락한 1,787.49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주는 이날 이 회장 등 경영진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이재용 전무의 해외근무 등으로 컨트롤 타워가 없어지면서 ‘CEO 리스크’라는 악재를 맞았다. 또 기업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관련주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주들의 경우 펀더멘털이 튼튼하지만 그룹차원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단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주 추락… 코스피지수 한때 15포인트 하락=삼성쇼크의 직격탄을 받은 종목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당초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급등세를 탔다가 이날 “당분간 어렵다”는 발표로 전날에 비해 9.01%나 급락했다. 또 차명 계좌건 등으로 이날 사장의 사임이 결정된 삼성증권이 4.78% 급락했고 제일모직ㆍ삼성화재ㆍ삼성엔지니어링 등도 3%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삼성주들의 동반 급락은 곧바로 코스피지수의 후퇴로 이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내내 보합세를 보이다가 삼성그룹이 쇄신안을 내놓은 오전11시를 기점으로 하락, 한때 코스피지수가 15포인트나 밀려났다. 그러나 오후 들어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을 찾아가면서 결국 12.99포인트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현재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삼성전자 99조원과 삼성물산 11조원 등 약 153조원이 넘는다. 이는 코스피시장의 전체 시총 900조원 가운데 약 17%를 차지한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초 시장이 이 회장의 퇴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삼성쇼크가 강하게 시장에 반영돼 지수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CEO 리스크’ 대두… 단기악재 불가피=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의 펀더멘털에는 큰 문제는 없지만 그룹차원의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기 악재로 지적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이 회장 등 경영진의 퇴진에 따른 리더십의 부재, 그리고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가 주된 악재로 작용해 관련주들의 하락을 부채질했다. 지난 21년간 삼성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던 이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브레인 역할을 했던 전략기획실마저 해체된데다 삼성의 차기 오너인 이 전무마저 해외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실상 그룹을 총괄 지휘할 리더가 사라진 셈이다. 따라서 삼성계열사들의 경우 지금까지 중앙집권적인 전략기획, 수립 및 실행에서 벗어나 각 계열사별로 각개 약진식 사업을 벌여나가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요 경영진의 퇴진으로 ‘CEO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의 불확실성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별 명암 엇갈려=삼성그룹주들의 움직임도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주사 전환 프리미엄’이 약화되면서 악재를 맞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달부터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시 핵심기업으로 여겨지면서 주가가 4만9,000원에서 7만7,000원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날 지주사 전환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로 비춰봤을 때 당분간 주가 상승의 날개 한쪽이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카드는 순환출자 구조 해소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삼성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삼성카드가 갖고 있는 에버랜드의 지분을 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궁극적으로 금융 부문과 비금융 부문으로 분리될 경우 삼성카드가 가진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통해 순환출자 해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호재”라고 밝혔다. 제일기획도 삼성특검이 일단락되면서 계열사들이 본격적으로 광고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특히 이날 삼성주 가운데 맏형인 삼성전자의 상승세(0.15%)가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여타 계열사와 달리 더 이상 그룹차원의 기업이 아님을 보여준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룹을 벗어나서 이미 독자적인 글로벌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며 “그동안 미뤄졌던 신수종 사업계획이나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등의 계획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돼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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