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장들은 '워커홀릭'

예금 감소 고민속 휴가 반납·연기 잇달아

은행장들이 여름 휴가도 잊은 채 ‘일중독자(workaholic)’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모든 은행들이 예금 이탈 등 수신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장들은 대부분 휴가계획을 아예 세우지 않았거나 오는 9월 이후로 휴가를 미뤘다. 현재 여름 휴가계획을 확정한 은행장은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뿐이다. 하 행장은 13일부터 3일간 강원도 태백에서 100여명의 직원과 함께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 행장은 지난 98년부터 10년째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하 행장은 휴가를 보내는 게 아니라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셈이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이번주 말께 2~3일 정도 휴가를 내고 고향(전북 군산)으로 내려가 부모님을 찾아 뵐 예정이었다. 그러나 7일 여자프로농구 한일전 응원차 일본으로 2박3일 출장간 것으로 휴가를 대신하기로 했다. 다른 은행장들은 바쁜 일정 때문에 아예 휴가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다음달 이후로 미뤘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이달에 창립기념식과 비전선포식, 지역본부별 영업점장 워크숍 등 여러 행사가 몰려 있는 탓에 휴가를 9월 이후로 연기했다. 강 행장은 최근 예금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개발을 비롯해 영업강화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이달 초로 예정된 휴가를 취소한 채 영업을 지휘하고 있으며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휴가를 반납한 채 영업현장을 누비고 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과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은 노사 문제로 휴가를 아예 포기한 상태다. 정용근 농협중앙회 신용대표도 아직 휴가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모두 수신감소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행장들도 마음 놓고 휴가를 쓰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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