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는 북한에 쌀 5,000톤(5㎏짜리 100만 포대)과 시멘트 1만톤(40㎏들이 25만 포대) 등 총 100억원 규모의 구호물자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유종하 총재는 이날 한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의주 지역 수재민이 약 8만~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본다"며 "5,000톤은 10만명을 기준으로 100일간, 20만명을 기준으로 50일간의 식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적은 국내산 쌀 가운데 지난 2007년 쌀을 구입해 북측에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 총재는 "이번 수해 지원이 이산가족 상봉과 상관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철저하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 그래서인지 북측이 요구했던 중장비 등은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유 총재는 "쌀은 수재민의 긴급식량이고 시멘트도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굴착기 같은 장비들은 규모도 크고 지원했을 때 따르는 여러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적십자 차원에서 고려할 인도적 지원 차원을 넘는 만큼 정부 쪽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유 총재는 비용의 경우 상당 부분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 한적에 재정이 충분하지 않아 협력기금을 요청해 충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정부 차원의 지원이라는 해석도 가능한데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보통 쌀 등의 지원은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집행되고 이번에도 순수하게 인도주의적 차원인 만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과 관련해 유 총재는 오는 17일 개성에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의했다.
유 총재는 "대다수 신청자들이 노령이어서 긴급성을 가진 문제"라면서 "적십자사가 협의를 최대한 빨리 종결하고 준비할 생각인데 추석을 지나 10월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북측에 수해복구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하는 통지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