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회복 불지피는 李부총리

불씨표현 하루 10여차례 반복<br>10여가지이상 지표 제시하며 긍정적 시선 유도위해 안간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의도적’일 정도로 경기회복의 기운을 되살리기 위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하루 일정 동안 ‘불씨’라는 표현을 10차례 이상이나 거듭 반복했다. “아직 경기회복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회복의 불씨가 당겨지고 있다”(정례 브리핑)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우선 “일부러 주식이나 금리에 대해 브리핑 자리에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지적을 애써 무시한 셈이다. 그는 “(주식ㆍ금리는) 예민한 부분이고 반응주기가 짧아졌으며 외환위기 이후 일종의 ‘위기증후군’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조금만 나쁘면 바로 반응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해서 다뤄야 하고 2월과 오는 3월 초까지 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동향에 대해서는 일주일 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경제장관간담회 모두 발언)며 경기 전반에 대해 공격적으로 설명해나갔다. 브리핑 자리에서는 소비와 투자ㆍ수출 등 각 부문에 걸쳐 10가지가 넘는 지표를 제시하며 긍정적 시선을 끌어들이려 애썼다. 소비와 관련해서는 대략 6종류의 낙관적 지표가 동원됐다. 이 부총리가 제시한 근거지표는 신용카드 사용액과 백화점 매출, 자동차 내수 판매. 휘발유 판매량까지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6.4% 감소했던 것이 12월 4.8%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 1월에도 1.3%의 증가율을 이어갔다는 것. 부총리는 특히 소비침체의 주요 원인이었던 가계부채에 대해 의미 있는 발언을 꺼냈다. “가계부채의 구조조정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근거로 지난 2002년 67%까지 올라갔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지난해 65% 수준으로 내려간 데 이어 올해에는 6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들었다. 설비투자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그는 1월 중 자본재 수입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보였다며 설비투자에 청신호가 켜졌음을 내비쳤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1월1일부터 20일까지의 자본재 수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20.8%의 매우 놓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달 1.8% 증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설비투자 지표의 중요 구성항목인 상용차 내수판매 대수도 1월 한달간 10.1% 증가, 2003년 6월 이후 처음 증가세로 반전했다. 수출둔화 우려에 대해서도 자신감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달 18.7%의 증가율에 이어 설날 연휴가 낀 2월에도 비슷한 기류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용장(LC)네고율 등이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어 상반기 동안 월간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2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자신감 뒤편으로 부총리는 불씨를 활활 살릴 수 있도록 정책속도를 높일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숍 강연에서 부총리는 “임시국회에서 한국투자공사법ㆍ증권집단소송법ㆍ국민연금법 등의 입법이 잘 마무리돼 회복의 불씨가 하나의 횃불이 돼 훨훨 타오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 개혁과제들도 경제상황이 좋아져야 수월하게 추진되고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 개혁의 폭과 깊이가 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 우선론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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