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국내 ‘최고급 빌라사업’ 투자에 나섰다. 해외 대형 투자기관이 국내 빌라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9가구 미만 빌라의 경우 분양가상한제ㆍ대출규제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부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모건스탠리, 상지건영과 빌라사업 공동시행=이날 건설ㆍ금융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고급 빌라 전문업체 상지건영과 최고급 빌라사업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모건스탠리는 일정의 지분투자를 통해 상지건영이 추진하는 최고급 빌라사업의 분양수익을 나누게 된다. 상지건영의 한 관계자는 “(모건스탠리와) 강남 삼성동 빌라사업에서 1차적으로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결과에 따라 앞으로 추진하는 다른 빌라사업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투자규모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우선 200억~300억원 안팎의 지분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측했다. 업계에서는 모건스탠리가 일단은 SPC 지분투자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지건영이나 다른 고급 빌라 전문업체의 지분 인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고급 빌라, 고수익형 틈새시장으로 부각=모건스탠리가 빌라사업에 대한 투자에 나선 것은 최근 아파트시장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분양가상한제와 대출규제 등 강도 높은 규제로 아파트시장은 미분양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최고급 빌라는 경기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꾸준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급 빌라 전문 중개업소인 럭셔리하우징의 홍원기 팀장은 “강남의 청담동이나 강북의 한남동 등 고급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빌라 수요는 경기의 흐름에 거의 상관이 없다”며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경영자나 해외 유학파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부지 확보가 어려워 최고급 빌라의 공급이 한정돼 있어 한 채당 40억~50억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 100%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입주한 청담동 상지건영 카일룸2차 595㎡형(15가구)의 경우 분양가는 34억~45억원이었지만 지금은 20억~30억원가량 웃돈을 줘야 살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서도 최고급 빌라가 고수익형 틈새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강남의 경우 최고급 빌라는 보통 1,000㎡ 안팎의 부지에 15~19가구 정도로 지어지지만 분양가가 높아 사업규모는 프로젝트당 1,000억원가량으로 웬만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것과 맞먹는다. 한 대형건설사의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수익률 면에서는 아파트에 비해 월등히 높을 수밖에 없다”며 “해외 투자사들이 점차 빌라나 리조트형 콘도 등으로 관심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