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감성으로 무장한 한국 여성 영화들이 1월의 박스 오피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주말 국내 박스 오피스에서 '마파도 2', '미녀는 괴로워', '허브'등이 여성 관객들의 지지를 발판으로 나란히 박스 오피스 1,2,3위를 차지했다.
지난 18일 개봉한 '마파도2'는 주말 서울 66개 스크린에서만 8만8,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금까지 전국관객 73만 명을 동원했다. 영화의 돌풍은 전국관객 310만 명을 동원했던 전작의 후광과 함께 여성 관객들의 심리를 잘 짚은 연출이 한 몫 했다는 평.
섬마을의 순박한 할머니들이 우락부락한 남자들을 호령해 부려먹는다는 기존 성역할을 뒤집는 설정에 실제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한 베테랑 여성 연기자들의 열연으로 특히 중년 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호평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개봉해 13일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한 '미녀는 괴로워'도 여전히 순항 중이다. '미녀는 괴로워'의 인기는 젊은 여성 관객들의 열띤 지지덕분. 우리 사회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를 독특하게 꼬집은 이 영화는 많은 여성 관객들로부터 '통쾌하다'는 평을 받으며 인터넷 상에서 성형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일으키게 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1일 개봉한 강혜정, 배종옥 주연의 '허브'도 선전중이다. 정신연령 7세의 장애인 딸과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엄마의 애틋한 사연을 담은 이 영화는 특히 여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9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런 여성 영화들의 약진으로 충무로는 고무적이다. 여성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저예산 제작이 가능한데다가 입소문도 빨라 홍보도 수월하기 때문. 특히나 1월 같은 영화비수기에는 상대적으로 꾸준히 극장을 찾는 여성들을 겨냥한 영화들이 훨씬 유리하다.
영화 비수기로 꼽히던 지난 11월에도 할리우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여성관객의 지지를 바탕으로 흥행해 성공하기도 했다. 때문에 앞으로 이런 여성관객의 취향을 고려한 충무로의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