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초보 골퍼 시절 “배꼽 나왔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서 옷차림을 살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티잉그라운드를 표시하기 위해 놓아둔 두 개의 티 마커 연결 선보다 앞쪽에다 티를 꽂은 것을 빗대서 하는 소리다. 정해진 티샷 구역을 벗어났다는 뜻이다.
룰에서 말하는 정해진 티샷 구역이란 가로로는 두 개의 티 마커 사이, 세로로는 티 마커로부터 두 클럽(통상 드라이버) 길이까지를 잇는 가상의 사각형 안을 말한다.
티샷을 할 때 몸이나 발은 이 구역 밖으로 나가도 좋지만 볼은 반드시 그 안에 놓여 있어야만 한다. 구역을 벗어난 곳에 볼을 놓고 플레이 했을 경우에는 2벌타를 받은 뒤 티잉그라운드 구역 내에서 다시 쳐야 한다.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의 친선 라운드에서 ‘배꼽’이 나왔다고 매몰차게 벌타를 보태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아무 거리낌 없이 홀마다 티잉그라운드를 벗어난다면 동반자는 부아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스코어에만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티를 최대한 앞쪽에 꽂으려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멀리까지 볼을 보내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사실 배꼽 나오도록 티를 꽂는다고 해서 샷 거리가 20야드, 30야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득은 기껏해야 10~20㎝에 불과하다.
티 마커는 티샷 구역의 한계를 정한 것이지 그 선상에 볼을 놓고 치라는 뜻이 아니다. 조금 앞에서 치려고 선을 넘지 않았을까 불안해 하는 것보다는 여유 있는 지점에 티를 꽂고 마음 편히 칠 때 ‘굿 샷’이 나올 확률이 높다. ‘배꼽 티’는 얻는 거리에 비해 잃는 게 너무 많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