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위안 시대' 13억이 뛴다] 두터워진 부유층 신흥 고소득 소비계층 '차보스' 그들만의 시장 열린다中경제 급성장따라 인구 1% 부유층 등장상상하기 어려운 재력에 거리낌없이 돈 써 특별취재팀=고진갑특파원(팀장)·문성진차장·김현수·한영일·현상경·김병기기자 hnsj@sed.co.kr 중국이 위안화의 가치를 상향조정했다. 이를 두고 ‘팍스시니카의 서곡’이 울린 것인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중국은 강해졌고, 더욱 강해지기 위해 쉼 없이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지난 1979~2003년 연평균 9.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이제 중국은 축적된 경제파워를 바탕으로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적 변신은 바로 우리의 코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의 변화를 옳게 읽느냐의 여부에 따라 막강해진 중국은 우리에게 위협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다. 서울경제는 ‘중국대해부- ‘强위안시대’ 13억이 뛴다‘ 20부작 시리즈에서 ‘슈퍼파워’ 중국의 힘의 기류를 올바르게 진단하고, 우리가 취할 좌표를 심층취재를 통해 제시한다. 섭씨 30~40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의 폭염에 휩싸인 베이징 시내 중심가 동창안제(東長安街). 중국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베이징 번화가 가운데 한 곳을 무작정 찾아 나선 취재진의 눈앞으로 빨간색 아우디 A8이 나타나 후끈한 바람을 일으키며 스쳐 지나갔다. 아우디가 멈춰선 곳은 쇼핑명소로 꼽히는 ‘동팡신톈디(東方新天地)’. 30대초반의 젊은 남녀가 차에서 내려 팔짱을 낀 채 쇼핑몰의 회전문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대형사무동과 백화점, 호텔을 아우른 동팡광창(廣場)의 한 가운데 자리한 동팡신톈디는 샤넬, 루이뷔통, 조르지오 아르마니,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 샵들이 즐비해 새롭게 부상한 중국 고소득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도 ?은 남녀 한쌍이 찾아와 한번 흘끗 살펴본 후 5만 위안(한화 670만원 상당)을 내고 옷 두 벌을 사갔습니다.“ (장메이리ㆍ張美麗ㆍ22ㆍ여) 최근 중국에서는 신흥 고소득 소비계층을 지칭하는 ‘차보스(CHABOS: China BOBOS)’라는 신종어가 유행하고 있다. 서구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샤넬, 구찌 등 명품 브랜드에 익숙한 이들을 서구의 보보스(BOBOS: Bohemia Bourgeois)에 빗대어 부른 말이다. 중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인구의 1%가량을 차지하는 고소득층, ‘그들만의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중국에선 더 이상 도로를 점거한 자전거 군단을 기대하기 어렵다. 메인 도로는 벌써 자가용과 택시, 버스들이 점령했으며, 한 때 중국의 상징이던 자전거는 도로 한켠으로 비켜나 교통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군소무리로 전락했다. 황사먼지가 풀풀 일어나던 시내 중심가 도로를 기대하는 것도 그쳐야 한다.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4년 중국의 사치재 시장규모는 약 20억 달러로 전세계 사치품 소매총액의 약 3%의 비중을 차지한다. 고소득층 증가율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지속한다면 중국은 앞으로 10년안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사치재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캉(小康)에서 다퉁(大同)으로 130만원짜리 옷도 "내놓기 무섭게" 고급 소비층이 인구의 13% 1억6,000만명 2억 4,300만 중산층 구매력도 날로 늘어 '2050년엔 전국민 선진국 생활수준' 목표 ◇돈 쓰는 일, 거리낌이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국산업연구센터 이성환 소장은 "중국에서는 자기 돈을 자기가 쓰는데 대해 눈치보는 일이 전혀 없다"며 "중국 고소득층의 소비성향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거리낄 것 없이 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고급 소비층은 한국 인구의 3배가 훨씬 넘는 1억6,0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일간지 베이징완바오는 중국 브랜드전략협회 추산 자료를 인용, 전체 인구의 13%가 이미 고급 소비층으로 대부분 40세 이하의 젊은 세대라고 보도했다. 또 중국 고소득 가정의 기준은 종전의 연간 수입 3만위안에서 5만1,000위안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중국에서 부자들의 층이 두터워지고 그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글로벌업체들의 부자들을 겨냥한 '1%마케팅' 등 로열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완성차사업부 판매팀 임기택 대표는 "중국 상위층의 구매력이 강해지면서 고급 수입차들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대차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고소득층을 겨냥한 타겟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키우는 힘은 중산층= 동팡신텐디 다음에 찾은 곳은 왕푸징제(王府井街) 한복판에 있는 대형쇼핑몰인 신동안스창(新東安市場). 중산층들이 즐겨찾는 이 매장에는 브랜드의 힘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상점 주인인 류샤오밍(劉小明) 씨는 "1,000위안(13만원)짜리 옷을 걸어놔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데 품질이 비슷한 1만위안(130만원)짜리 옷은 금세 주인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중산층의 구매력도 날로 강해지고 있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 인구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의 계층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상위 10%의 연간 가처분 소득이 1990년 2,448위안에서 2003년 21,847위안으로 연평균 18% 성장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가용과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연소득이 1만위안(130만원)에서 20만위안(2,600만원)에 달한다면 중산층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규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의 중산층은 2억4,300만명(7,079만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 정부는 중산층이 사회ㆍ경제 안정의 초석이라고 보기 때문에 중산층 육성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사회'를 만든다는 기치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팀 지만수 팀장은 "중국은 지난 90년대에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인 '따뜻하고 배부르다'는 뜻의 원바오(溫飽)시기를 지나 이제 샤오캉시대에 들어섰다"며 "2050년부터는 세계 최선진국과 생활수준이 완전히 같아지는 다퉁(大同)사회 건설을 슬로건으로 걸고 계속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싹쓸이 쇼핑의 결정판= 최근 중국 국무원 상무부가 세계 1,000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대중국 투자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82%가 향후 3년간 생산ㆍ판매ㆍ기술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더더욱 중국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 간의 경쟁이 불꽃을 튀길 것이란 의미다. 전자업계에서는 독일의 지멘스는 최근 합자 브랜드인 보쉬(Bosch)를 중국에 상륙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도시바(Toshiba)는 2008년 중국 매출 목표는 약 90억 달러로 늘려잡았고, 마쯔시타는 2005년 중국 생산규모 700억 위안, 2006년 중국 매출규모 700억 위안의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이들의 행보는 한마디로 중국을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시장으로 인정한다는 반증이다. 월마트ㆍ카르푸 등 대형 할인매장과 구찌ㆍ프라다 등 명품브랜드들도 중국시장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그동안 억눌렀던 명품브랜드에 대한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모습"이라며 "싹쓸이 쇼핑의 결정판은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아니라 바로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5/07/31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