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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골 깊어지는 선진국경제]美 언제 회복하나
완만한 침체후 연초부터 '+성장'
미국 경제가 10년간의 장기호황을 끝내고 침체에 빠지면서 뉴욕 월가의 관심은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고 넓게 전개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4ㆍ4분기까지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를 기록한 후 내년 초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침체가 경기 사이클 자체의 움직임에다 테러 참사와 2차 테러 위험, 보복 전쟁의 경제 외적 요소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침체가 장기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침체가 지난 80년대 오일쇼크 때 성장률이 -10% 하락한 것처럼 심각하지는 않고 -1~-2%에 그칠 것으로 본다.
그 근거로 ▲ 유가가 하락하고 ▲ 미국 경제의 근간인 소비가 무너지지 않았으며 ▲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으로 산업재고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든다.
테러 사건 직후 배럴당 3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최근 2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또 테러참사가 발행한 9월 미국의 소비지출은 1.8% 하락했지만 3ㆍ4분기의 소비는 1.2% 상승, 국내 불안이 해소되면 소비는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업들이 산업 재고 해소에 나서 3ㆍ4분기 올들어 가장 많은 504억달러의 재고가 정리됐다.
게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6일 올들어 10번째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연방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1,000억달러의 재정 자금을 쏟아붓기로 하고 의회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정부 지출이 늘어남으로써 일단 경제 파국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하지만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연초부터 지금까지 경기 전망을 오진해왔기 때문에 완만한 침체 후 'V자형' 회복의 전망도 오류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들어 단기금리를 4%포인트나 내렸지만 투자와 소비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 미국인들의 신용대출이 한계에 이르렀고 금융기관들이 부실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에 의한 경기부양은 당장에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다.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실업률 상승, 이에 따른 소비 둔화, 투자 부진의 악순환이 상당기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고 해도 유럽과 일본, 이머징마켓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 한 내년 말까지 1~2%대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를 겪은 후 회복하더라도 미국에 대한 자본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이머징마켓에는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과거 90년대 초 미국이 저금리 정책을 추진했을 때 뉴욕 자본시장의 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아시아로 몰려가면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지금 또다시 미국에 저금리 시대가 다가왔지만 월가 자금은 아시아나 중남미로 가려고 하지 않는다.
수익성보다는 리스크를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무역장벽을 높게 쌓는 한편 다른 나라에게는 무역 자유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