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언론들은 지난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중 하나로 `강성노조`를 지목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의 외신들을 분석해 3일 발간한 `해외에서 본 2003년 한국경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외신들은 한국경제가 노동불안으로 1997~98년의 외환위기후 가장 급격한 경기하강을 경험하는 등 강성노조의 희생물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신들은 특히 친(親)노동성향의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참여정부 초기에 노동긴장의 수위가 높아졌다는 시각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가 강성노조에 대해 강경대응으로 선회하자 환영하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작년 5월 화물연대파업이 발생하자 “정부가 화물연대의 요구에 굴복한 것으로 보여 다른 노동자들도 비슷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과거에 친(親)기업적태도가 문제를 야기했다면 지금은 친노동성향이 문제”라고 규정했다. 로이터는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6월27일 투자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경기둔화와 노무현 정부의 대(對)노조유화노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노동문제를 부각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그러나 7월 철도노조 파업이 타결되자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시각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노 대통령은 경제를 위협하고 기업개혁노력을 방해할 수 있는 파업에 대해 계속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임을 공언했다”고 밝히고 “투자자들과 경제전문가들은 노 대통령의 새로운 결의를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여러 차례의 대규모 파업이 지나간 후 나름대로 노동정책의 방향에 대한 제언도 내놓았다. 타임은 9월8일자에서 “10월중 발표될 청와대의 노동법 개정안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노동자의 경영참여에 찬성하는 `네덜란드식 모델`로 기울고 있다”고 밝히고 “한 가지 대안은 더 효율적이고 경영자 친화적인 미국식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