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쇄신파 의원 23명이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고 나선데 이어 23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민주당 선거대책위 마지막 회의에 참석해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개혁의 구상을 밝혔다.
한나라당도 이날 최고위원회와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 개편 등 개혁방안을 논의했다.
정치개혁은 이번 대선의 승자나 패자 모두에게 절실한 과제다. 지난 번 대선 결과는 2004년의 총선과 5년 후 대선에서의 승리는 정치개혁을 선점한 정당의 몫이 될 것임을 예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과속의 우려가 없지 않지만 정당과 정치의 개혁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은 일면 자연스럽다. 이왕 정비 할 것이면 빨리 논의를 진행시켜 조기 매듭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겠다.
지도부의 개편과 같은 사안은 사실 늦출 일도 아니다. 민주당의 경우 선거기간 중에 반노 비노 세력이 엄연히 존재했고, 그들 중 상당수가 지도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은 개혁논의 이전에 정치신의에 관한 문제다.
한나라당도 이회창 후보의 정계은퇴에 안주할 게 아니라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는 당직개편을 조기에 단행해 새 출발을 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개혁세력들이 논의하는 정치개혁 방안 중에서 공통적인 것은 중대선거구제와 중앙당 및 지구당해체 및 축소, 원내중심 정당운영, 진성당원화 등이다. 이 중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중대선거구제 도입문제다.
선거구의 크기를 확대해서 3~5인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하자는 중대선거구제는 정당의 지역 독점을 막고, 정당간 연합을 유도함으로써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선거방식으로 노 당선자의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다만 선거구가 커짐에 따라 오히려 고비용 정치를 부채질 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중앙당ㆍ지구당 폐지 또는 축소 등의 비용감축 노력이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의 정치개혁 논의에서 한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권력투쟁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 당선자가 "여론은 변화를 원하면서도 갈등은 싫어한다"고 한 지적은 적절하다.
정권이 출범도 하기 전에 내부에서 권력투쟁을 벌인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개혁은 탄력을 잃고, 반격의 빌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노 당선자는 당내기반이 취약한데다 국회도 여소야대다. 또 당ㆍ정분리 공약도 실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대세력까지 끌어안고 가야 할 형편에서 내부에 적대세력을 만드는 것은 개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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