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양도세 2배이상 늘어

정부가 공시지가를 전년대비 평균 20%나 올린 것은 최근 불붙은 땅투기 열풍과 잇단 대형 개발사업으로 촉발되는 토지 보상가 논란을 한꺼번에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다.정부가 땅 값이 폭등했던 1990년대 초반에 버금가게 공시지가를 인상함에 따라 기승을 부리던 토지 투기 심리는 적잖이 위축될 전망이다. 토지 거래 및 보유세 부담이 대폭 늘어나는 데다 토지 투기를 엄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달 들어 정부가 토지 투기지역 확대, 토지거래 허가면적 축소 등 토지 규제 관련 초강경 조치들을 거푸 쏟아내고 있어 실제 땅 투기로 시세 차익을 챙길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이번 공시지가 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땅 값 폭등의 재료가 된 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고속철 역사 설립지, 신도시 개발지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뉴타운 지정지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집중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지역에서의 땅 투기가 더욱 힘들어지게 된 셈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토지 규제 관련 정부 대책이 잇따라 나오고, 지자체의 토지거래 허가가 강화하면서 토지 거래가 다소 진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발표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토지 투기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의 대폭 인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초대형 국책 사업들도 한층 수월해 지게 됐다. 정부는 그간 신도시 개발이나 고속철 사업 등 국책사업에 따른 토지 수용 시 보상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현시가에 비해 턱없이 낮아 피수용자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번 조정으로 공시지가는 현시가의 67%에서 76%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보상가도 현 시가에 근접했을 뿐 아니라 민간인 간의 담보가 산정 등 각종 토지 평가의 적정성 논란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하지만 공시지가 인상으로 토지 관련 세부담이 크게 증가, 조세 저항도 예상된다. 건교부에 따르면 이번 공시지가 인상으로 토지 매매 시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2배 이상, 종합토지세는 29~44%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토지 관련 세부담도 추가로 늘어난다. 토지 보유자들은 “정부가 각종 거래허가제 등으로 토지 거래 자체를 규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지 거래 및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20%나 올린 것은 토지를 보유하지도 팔지도 말라는 얘기”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공시지가 현실화는 공평 과세 및 부동산 투기 억제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재경부, 행자부,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해 조세나 의료 보험료가 늘어나는 부문에 대해서는 조정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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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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