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피플 인 포커스] 존 메리워더 "무리한 투자" 시인

[피플 인 포커스] 존 메리워더 "무리한 투자" 시인지난 98년 월가에 「재앙」을 불러온 장본인,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존 메리웨더(52)가 2년만에 고개를 떨궜다. 무리한 투자기법을 구사하다가 40억달러의 손실을 일으키며 파산, 월가는 물론 세계 금융을 위기에 빠뜨렸던 메리웨더가 「사건」 2년 후에야 잘못을 시인하고 참회의 변(辯)을 늘어놓은 것. 월스트리트 저널은 21일 메리웨더가 LTCM 파산 이후 처음으로 응한 장기 인터뷰에서 『우리의 접근 방식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이었며, 이에 대해 깊은 자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2년 전 LTCM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도탄에 빠뜨린 후, 메리웨더는 빗발치는 투자가들의 비난에 대해서도 오히려 『잘못은 시장에 있다』며 억지를 부려 전세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었다. LTCM은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와 하버드대 교수 등 기라성같은 경제 이론가들을 영입,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월가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헤지펀드. 하지만 리스크가 높은 파생금융상품으로 무리하게 돈을 굴리던 LTCM은 98년 8월 러시아 모라토리엄으로 상당한 투자금을 날린데다 뒤이은 시장의 「패닉」을 예측하지 못해, 결국 36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 사태를 수습하고는 문을 닫았다. 이 일로 메리웨더 자신도 1억5,00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메리웨더는 지난해 설립한 새로운 펀드 「JWM 파트너스」를 통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2년 전의 악몽을 의식해서인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극히 보수적인 자금 운용을 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하지만 메리웨더의 발걸음을 지켜보는 월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언제 또 「메리웨더발(發) 위기」가 닥칠 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다. 지금까지 모인 투자자금도 3억7,000만달러 수준에 불과, LTCM의 옛 영화를 꿈꾸기에는 초라한 실정. 「세계 금융시장을 망친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그를 따라다니고 있는 것이다. 메리웨더가 정말로 「개과천선」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인터뷰 끝에 『모라토리엄 결정을 내린 러시아도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2년 전의 「뻔뻔스런」 모습을 내비쳤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8/22 16:5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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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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