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서도 한국 대입과외 열풍

터키등 중앙 아시아선 강사못구해 '발동동'<br>자녀 미리 한국보내는 '逆유학'도 생겨나

#, 4년차 직장인 홍석현(28)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7월에 중국 베이징의 한국 대입시 보습학원 강사로 직업을 바꾸기로 했다. 적어도 과목당 월 2,500위안(30만원 정도)을 받을 수 있고 중국어 및 경영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고려했다. #, 한국대기업 주재원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두바이에서는 족집게 강사가 화제다. 매년 한국 중고등 교사들 가운데 일부가 휴직을 한채 두바이에 들러 한국 대입시 관련 과외를 하는데 건당 100만원에 달해 연간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기 때문이다. 해외 주재원들이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국 대입시 과외를 시키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중ㆍ고생을 자녀로 둔 해외주재원들의 경우 대학입학 특례대상이 되지 못하면 꼼짝없이 국내 수험생들과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 대학 입시 기준이 너무 심하게 자주 변경되는 점도 과외를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최근 주재원들이 급증하고있는 중국은 대입시 과외열풍이 한창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경우 중고생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외비는 중학생 월 5,000위안(60만원), 고등학생 1만위안(120만원)에 육박한다. 과외과목도 국영수, 예체능, 논술대비에 이르기까지 서울 대치동의 학원가 못지 않다. 전직 대입시 학원 강사출신으로 베이징에서 2년째 대입 수험생 과외를 하고 있는 김효동(39)씨는 “최근들어서 한국에서 과외비가 과목당 20만원 정도로 중국보다 낮아 차라리 중국으로 자리를 옮겼다”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해 중국으로 과외일자리를 구하는 한국 대학생들이나 학원강사도 꽤 많다”고 전했다. 그나마 한국인 유학생이나 학원강사를 구하기 쉬운 지역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한국인 유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든 지역의 학부모들은 속이 탄다. 모 대기업의 터키 이스탄불 법인장인 강모 부장은 “임원승진 문제로 한국으로 곧 복귀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녀들의 대학 진학문제가 고민”이라면서 “간간히 유학생들을 통해 대입시 정보를 얻고 과외를 간신히 부탁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나가있는 주재원들의 경우 고민은 더 심각하다. 유럽이나 미주지역의 경우 한국 유학생들이 많아 문제해결의 통로가 있는 반면 중앙아시아의 경우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라리 자녀들을 먼저 한국에 보내 중고등학교를 다녀 한국 대입시에 대비하게 하는 ‘역(逆) 기러기아빠’까지 생겨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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