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가전 출혈판매 확산

냉장고·세탁기·TV등 출고가보다도 싸게 유통<br>할인경쟁에도 내수진작 효과는 기대이하


장기간에 걸친 내수침체, 주력제품 모델 변경 및 중국산 저가 가전품의 가격인하 압박 등이 겹치면서 가전업체의 가격할인 경쟁이 급기야 ‘출혈판매(마이너스 마진)’로 확산되고 있다. 2일 서울경제가 수도권 주요 대형 할인점, 양판점 및 인터넷 쇼핑몰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유통거점이 냉장고, 세탁기, 대형 PDP TV 등 주요 가전품들을 공장 출고가격 이하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HD급 42인치 PDP TV(제품명 SPD-42P5HDW)의 경우 지난 5월 출시 당시 430만~450만원선이던 소비자판매가격이 불과 5개월 사이 최고 100만원 가량 떨어진 34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의 686리터급 양문형 냉장고(〃R-T699GHP) 역시 5월 220만원선에서 현재 약 50만원 인하된 170만원선으로 값이 떨어졌다. 또 대우일렉의 11㎏급 드럼 세탁기(〃DWD-114WNM)는 6월 65만원선에서 4개월 사이 20만원 할인된 45만원에 팔리고 있다. 한 대형 할인업체의 가전 담당 임원은 “가전업체들이 최근의 혼수 특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유통망을 동원해 제품 값을 수십%씩 인하하고 있다“며 “상당수 대형 가전제품들은 기존의 공장출고가격 이하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전업계의 출혈판매로 유통마진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마진 축소폭만큼) 가전업체들이 출고가를 하향 조정해주거나 손실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형식으로 커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가전품 출혈판매가 확대되는 것은 ▦장기간의 내수침체 ▦냉장고, PDP TV, 세탁기 등 주력 가전품의 경우 신규 모델 변경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구형 모델을 조속히 처분할 필요가 커졌다는 점 ▦중국산 저가 가전품 유입에 따른 가격인하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 같은 할인경쟁에도 불구하고 가전사 판매실적은 극히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전업계의 한 임원은 “올 들어 30~40인치대 디지털TV 값을 40% 가까이 인하하고 세탁기 값도 20~30% 정도 떨어뜨리는 등 가격인하 전략을 펴고 있지만 판매실적 상승은 더딘 편”이라며 “반면 가격은 워낙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매출확대가 이를 완전히 커버하지 못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한 대형 양판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가전업체들의 가격할인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판매증가는 지난해 이맘때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일부 제품은 가전업체들이 거의 마진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값을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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