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막오른 도요타 美의회 청문회 "안전에 소홀" 머리 숙여…

ETCS 결함 가능성은 강력 부인<br>도요다 사장 서면진술서 "유감스럽다" 또 사과<br>美의원들 전문가 동원 전자적 결함 집중 추궁

"도요타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안전에 소홀했습니다. 사고와 관련해 깊이 사죄 드립니다." 미국 의회의 도요타 청문회 첫날인 22일(현지시간) 도요타자동차 창업자의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서면을 통해 대량 리콜과 급가속 사고를 부른 도요타 사태에 대해 또다시 사과했다. 그러나 도요다 사장은 증언에서 총체적 자동차 불량으로 비화될 수 있는 전자제어시스템(ETCS) 결함 가능성을 강력 부인, 도요다 사태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가들은 미 교통당국이 ETCS 결함 여부에 대한 면죄부를 내려줄 때까지 도요타의 험로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채권평가기관인 지메크레디트의 크레그 헛슨 애널리스트는 "도요다 사장은 의원들로부터 앞으로 집중 공격을 받을 것이며 청문회 결과는 그가 수년간 성장 드라이브를 건 대가로 취약해진 품질관리능력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하원 에너지ㆍ상업위원회는 이날 짐 렌츠 미국 도요타자동차판매 사장과 레이 러후드 미 교통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도요타 대량 리콜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경제전문 CNBC방송이 생중계한 가운데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렌츠 사장은 "드물지만 심각할 수 있는 안전 문제에 대해 잘못이 있음을 인정한다"면서 "이에 사과하며 우리는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앞서 도요다 사장은 서면진술을 통해 "우리는 사람과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속도 이상으로 성장을 추구하면서 오늘의 문제를 야기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의 우선순위에 혼선이 빚어지면서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본적 자세가 상당히 약화됐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안전불감증은 무리한 급성장 추구의 후유증이라는 자체 분석인 셈이다. 그러나 도요타를 물고 늘어지고 있는 abc방송은 "도요다 사장은 급발전 사고 원인과 전자적 결함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미 의원들은 자동차 엔지니어링 교수와 소비자안전단체 전문가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일련의 급발진 사고가 전자적 결함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집중 부각시켰다. 데이비드 길버트 남일리노이대 자동차공학 교수는 "ETCS를 움직이는 센서의 결함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고 가속할 수 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렌츠 사장은 "'엑스포넌트'라는 외부 엔지니어링회사에 의뢰해 철저한 시스템 테스트를 했으나 급가속을 일으키는 오작동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ETCS 결함은 없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번 리콜이 급가속과 관련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인정하면서 "잠재적 원인에 대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러후드 장관은 "일련의 급가속 사고들이 전자장치의 문제로 돌릴 만한 증거를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며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급가속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을 조사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주주라고 해서 도요타를 거칠게 다루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은 '실없는 소리(baloney)'"라며 이른바 '음모론'을 일축했다. 이날 미 의원들의 출신지역에 따라 공격의 강도가 크게 엇갈렸다. 도요타에 대한 공격수는 역시 미 자동차 본고장 디트로이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었다. 14선의 존 딘겔 의원은 '예' '아니오'라는 답변만 주문한 뒤 "이번 리콜만으로 도요타자동차가 안전하다고 장담하느냐" "결함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숨긴 것이 아니냐"며 구조적 결함과 리콜 은폐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반면 친도요타 성향의 조 바턴 공화당 의원은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모든 당사자의 주장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마녀사냥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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