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선통신사 발자취 따라…

300년전 正使 9대손 조동호씨, 민간正使로 日방문

조동호(오른쪽)씨가 지난 5월 경복궁에서 왕으로부터 정사로 임명받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선조의 뒤를 이어 민간 정사로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습니다.” 한 조선통신사 정사(正使)의 9대 손이 300여년 만에 조상이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 일본 땅을 밟았다. 정사는 조선시대 외국에 파견하는 사신의 우두머리다. 숙종 37년(1711년) 당시 조선통신사 정사였던 조태억(1675~1728) 대사성의 9대 손인 조동호(73)씨가 조선통신사문화사업협회 주최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에 ‘정사’로 참여한다. 조태억 대사성은 명조 때 좌의정까지 지낸 인물로 12명의 조선통신사 정사 중 학식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집으로는 ‘겸재집’ 등이 있다. 지난 5월 올해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의 정사로 위촉된 조씨는 화려한 정사 행렬을 이끌고 오는 6일 300여년 전 선조의 발자취를 따라 조선통신사의 첫 기항지인 대마도 땅을 밟고 이어 10월에는 최종 도착지인 도쿄(당시 이름 에도)를 방문한다. 조씨는 9대 선조에 대해 “조선통신사 여정에서 ‘평천(平泉)’이라는 호로 많은 서필을 일본에 남기셨다”며 “호를 ‘평화로운 샘’으로 지을 정도로 조선과 일본의 평화를 갈구하셨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훌륭하신 조상의 뒤를 잇게 돼 뿌듯하다”며 “한국과 일본이 과거 조선통신사 시절처럼 서로 손을 맞잡고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조씨는 “야스쿠니신사는 2차대전 일본 전범들이 안장된 곳”이라며 “진정한 위정자는 국내 정치도 중요하지만 이웃 국가와의 선린우호 관계도 신경 써야 한다”고 따끔하게 일침을 가했다. 조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다 퇴직한 후 현재 양주 조씨 종친회 일을 거들고 있다. 한편 사단법인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는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와는 별도로 4~8일 조선통신사가 오갔던 옛길을 따라 국내 학자와 예술인, 일본 마이니치신문, 나가사키 미술협회 인사들로 예술기행단을 구성해 답사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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