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최근 경선 상대였던 박근혜 전 대표에게 선거대책위 구성 문제에 관한 ‘협조’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양측 측근들에 따르면 이 후보 측은 지난주 박 전 대표 진영 핵심 측근을 통해 “어떻게 하는 것이 박 전 대표를 선대위에 가장 예우 있게 모시는 것이냐”며 의사를 타진했고 박 전 대표는 이 같은 보고를 접하고 심각하게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가 특정 직책을 맡는 문제에 대해 측근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전 대표가 명예선대위원장 또는 고문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 측근은 “어떤 직책을 구체적으로 제안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만약 제안이 있다면 박 전 대표가 (대선에서 이 후보를) 돕겠다고 한 만큼 거절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캠프의 다른 관계자는 “선대위에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얼마나 배려되는지도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에 박 전 대표 측을 최대한 배려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경선과정에서 당이 양쪽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시도당, 당협위원회별 선대위 구성시 양측을 고루 참여시켜 화합형으로 구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박 전 대표 측 유승민 의원은 대구시당 전략기획본부장, 이혜훈 의원은 서울시당 부위원장 등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도 중앙 당직이나 지역 선대본에 적극 참여, 당에 기여해야 대선 후에라도 박 전 대표의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중앙 당직이나 중앙선대위 인사가 아닌 지역선대본 지분 보장만으로는 ‘배려’라고 볼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중앙선대위와 달리 지역별 선대위는 어느 정도 구성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 지역은 이재오ㆍ맹형규ㆍ홍준표 의원과 외부 영입인사로 이준호 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과 배성동 전 서울대 교수 등이 내정됐으며 공성진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부산 선대위에는 김무성ㆍ권철현ㆍ정의화ㆍ정형근 등 3선 의원들이 공동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경기 이규택ㆍ이재창ㆍ김영선ㆍ고흥길 의원 ▲대구 박종근ㆍ이해봉ㆍ안택수 의원 ▲경북 김광원 의원, 이의근 전 경북지사 ▲경남 김기춘 의원 ▲울산 최병국 의원, 김홍명 울산대 디자인대학장 등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