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벨트'의 꿈과 현실] 재계가 그렸던 그림은

관광보다 제조업 벨트에 관심

국가균형발전과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그려진 ‘L벨트’ 개발계획.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주도에 의해 이뤄졌지만 재계에서도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국토개발 아이디어들이 꾸준히 대두됐다. 다만 재계의 아이디어가 정부와 다른 점은 정부의 개발계획이 서비스와 관광 등에 중심을 뒀던 반면 재계에서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점이다. 삼성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한 고위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국토개발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 통일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영종도와 개성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발벨트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영종도와 개성을 거대한 개발지구로 만들되 개성이 북한 영토인 점을 감안해 해당 개발지역을 ‘치외법권’으로 하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 우리 제조업체들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종국에는 통일 시대에 대비하는 다목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복안이다. 물론 재계에서도 정부의 L벨트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던 곳이 적지않다. 전남의 기업도시에 적극적인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비롯, 일부 총수들은 L벨트를 통해 서비스와 물류산업 등에 대한 공격적인 진출 전략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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