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불황속 '짠돌이 소비' 확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절약형 소비가 확산되고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대체상품이나 리필제품 등 한푼이라도 더 돈을 아낄 수 있는 절약형 제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 갈치 대신 고등어 =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1∼11월 쇠고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줄었지만 돼지고기 매출은 23%나 늘어났다. 돼지고기가 축산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에서 올해는 30%선까지 높아졌다. 롯데마트에서도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쇠고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4.5% 감소한 반면 돼지고기는 28.8% 증가했다. 닭고기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10.2% 늘어났다. 수산물은 갈치나 연어 같은 고급 생선보다 고등어, 꽁치, 오징어 등 상대적으로가격이 저렴한 생선을 많이 찾았다. 이마트의 경우 1∼11월 고등어, 오징어, 꽁치 등의 매출은 20∼30% 늘었지만 갈치, 연어, 돔은 5∼10% 줄었다. 또 가격 대비 양이 많은 상품이 더 잘 팔렸다. 이마트에서는 1∼11월 캔 맥주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3% 정도 줄었지만 병 맥주와 페트병 맥주는 30% 늘어났다. 해마다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던 즉석밥 매출은 1%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일반 쌀은 쌀 소비 둔화 추세에도 9% 신장했다. 경기에 민감한 과일 역시 중량당 가격이 저렴한 바나나와 밀감이 5∼10%의 매출신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잘 팔렸다. 봉지 라면은 매출이 22%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컵라면은 6%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빙과류도 아이스바 제품은 매출이 61% 늘어난 반면 고급형인 컵 제품은2% 증가에 그쳤다. ◆PB상품, 리필제품도 인기 = 일반 브랜드 상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인기다. 롯데마트에서는 일반 의류 매출이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작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반면 일반 의류에 비해 가격이 40% 가량 저렴한 PB 의류는 97.7%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중저가 PB의류 브랜드 `위드원'은 지난해보다 배 가량 많이 팔리며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마트에서는 올 들어 PB우유 브랜드인 `이플러스' 흰우유 매출이 작년보다 16%늘어나 흰우유 판매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가 P&G와 함께 개발한 기획 화장지도 매출이 15% 신장했다. 리필제품도 인기다. 롯데마트에서는 올 들어 리필형 세제 매출이 작년보다 18.7% 늘어났다. 이는 전체 세제 매출 신장률(10.1%)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외식을 꺼리면서 가정에서 먹을 수 있는 간식류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냉동감자, 치즈스틱, 찐빵, 핫도그 같은 간식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0∼15% 늘었으며 여름철 먹거리인 냉면, 비빔면 역시 지난해보다 25% 가량 많이 팔렸다. 이마트 방종관 마케팅팀장은 "올해 엥겔지수가 4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언론보도처럼 식품류 매출의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값이 싼대체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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