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거래일부터 불어닥친 ‘미국발 꽃샘추위’는 이미 예상됐던 상황이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경기회복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측면에서 의외로 이번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달 초에 변동성 장세를 보인 후 중순을 넘어서면서 1ㆍ4분기 저점을 통과해 이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따라서 지수가 1,700선 밑으로 하락한 상황에서는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발성 급락…1ㆍ4분기 저점 통과”=국내 증시가 이날 급락했지만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보다 오는 13일 트리플위칭데이 등에 따른 매물 압력이 겹친 일시적 하락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않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통계상으로 3월 초에는 프로그램 매매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이날도 일종의 ‘계절적 요인’으로 지수가 순간적으로 급락했다”며 “미국의 각종 지표 또한 좋지 않을 것으로 이미 알려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추세 조정이라기보다는 하루나 이틀 정도 짧게 급락한 후 복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택경기가 머지않아 바닥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서 벗어날 시기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대외 불확실성 여전… 조정 길어질 수도”=그러나 국내 증시가 아직 뚜렷한 상승 촉매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조정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광범위한 신용시장 부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재차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결국 1ㆍ4분기 금융기관 손실이 반영되는 오는 4월까지 획기적인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나 중국의 전인대, 미국의 금리인하를 비롯한 금융권의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는데 증시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더 높다”며 “2ㆍ4분기 초까지는 기간 조정을 거친 후 이후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1,600선에서는 “중장기 투자 나서라”=전문가들은 3월 첫 거래일의 급락에 대해 다소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수가 당분간 1,600~1,800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1,600선에서는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간에 기대할 만한 반전의 재료는 없지만 지수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만큼 1,600선에서는 주식을 사 모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 약세의 연쇄반응과 프로그램 매매의 소화과정을 계산해 단기 지지선의 일시적인 하향 이탈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만 1,700선 아래에서는 점진적인 매수 관점을 갖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가 조정시 1,620포인트까지 밀릴 수도 있음을 감안할 때 중장기 투자자는 1,600선에서 매수는 무방하지만 단기투자자는 좀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