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이벤트(Big Event)가 예정된 6월 말까지는 현금 비중을 늘려라’
증시가 최근 4일 연속 큰 폭으로 떨어져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래소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연중 최저치로 주저 앉은 가운데, 기술적 지표에도 일제히 경고등이 들어왔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지수 등락폭이 22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갈수록 시장 대응이 힘겨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주요 증권사 투자전략가(Strategist) 5인은 향후 시장 체크 포인트와 투자전략에 대해 한결 같이 ‘보수적인 대응’을 권했다. 중국 쇼크ㆍ고(高)유가는 어느 정도 시장에 선반영된 감이 있지만, 시장의 취약한 수급과 맞물려 그 파급 효과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예비실적 발표(프리어닝) 시즌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예정되어 있는 6월말 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큰 만큼 현금비중을 늘리는 리스크 관리 차원의 시장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시장 수급 불안과 맞물린 악재들=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의 급락 원인을 시장 내부에서 찾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투자전략가는 “시장에 새로운 악재가 출현했다기 보다는 증시 내부적인 수급 악화와 외국인 매도가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가도 “최근 증시는 매수 주체 부재라는 근본적인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매물에 외국인 매도세가 겹친 수급 불안 상태가 지속되면서 조그만 악재에도 시장이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시장 변동성은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투자전략가는 “거시경제지표 변수는 점차 안정되고 있지만 기업 이익 모멘텀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제지표, 기업들의 예비 실적 발표가 집중되어 있는 6월말에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 이익 모멘텀, 시장을 구원할 수 있을까=앞으로 시장의 등락 여부를 결정 지을 변수는 역시 미 금리 인상 시기와 폭, 그리고 기업 이익 모멘텀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특히 시장의 단기적인 관심은 기정 사실화된 미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가는 “현 장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기업 이익의 시계(視界)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라며 “한ㆍ미 주요 기업들의 이익 전망 하향조정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ㆍ심리ㆍ모멘텀 악화 등으로 인해 직전 저점인 720선을 일시적으로 깨고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러나 대체로 720선 수준에서는 지지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가도 “하반기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기는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며, 이에 따른 기업실적의 둔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경기 및 기업실적의 둔화는 미국증시의 조정을 불러 올 것이며 이때 국내증시의 디커플링(차별화)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