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권층' 조종사 이탈… 北 군부 동요?

[北 전투기 中서 추락] 경계강화 등 이상징후 없어 "개인사정" 분석에 무게


북한 전투기가 중국 국경을 넘었다가 추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것이 북한군의 동요를 상징하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는 북한에서도 파격적 대우를 받는 특권층이다. 따라서 병사가 굶주림에 못 이겨 휴전선을 넘는 것과 조종사가 전투기를 몰고 탈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군부, 나아가 군부가 이끄는 북한 체제 전반의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화폐개혁이 실패해 경제 사정이 열악해지고 상류층의 부패가 만연하면서 군부가 확실하게 관리하던 조종사들이 탈북의 유혹에서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 "북한군 내부에 동요의 조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다.

관련기사



다만 군부의 동요로 볼 만한 다른 정황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조종사 개인 사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8일 "북한은 선군정치 이념에 따라 모든 자원이 군부로 집결되는 구조여서 화폐개혁 실패가 군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군 내부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북한 국경에서 경계가 갑자기 강화되거나 비상 체제로 전환되는 등의 이상징후가 없었다"며 "조종사 한 명의 사안을 군 전체로 연결시키기에는 중간에 잃어버린 고리가 너무 많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과거 북한 군인들의 탈북 사례를 보면 군부의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장비 관리 소홀, 사상 비판 등으로 체제 내부에서 일종의 범죄자로 찍혀 도망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1983년과 96년 각각 미그19기를 몰고 건너온 이웅평 이철수 대위도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체제 부적응 때문에 귀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한국군은 북한 전투기를 미그21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국경을 넘은 사실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당시 신의주공군기지에서 전투기들이 떴다가 착륙하는 것은 파악했지만 이 중 한 대가 대열을 이탈해 중국 쪽으로 날아간 것은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았다"며 "레이더에는 여러 전투기가 모여 있을 경우 하나의 점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