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으로만 떠돌던 난자 매매가 경찰의 수사로 속속 실체가 드러나면서 생명의 모태인 난자를 마치 상품처럼 거래하고 있는한국사회의 생명경시 풍조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서 난자제공 의사를 밝힌 회원 중에는 자신을 회계사나 유학준비생, 고시준비생, 모델, 심지어 의대생으로 밝힌 경우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난자 매매 시장'에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광고인 셈이다.
난자 매매 의사를 밝힌 여성은 명문대 재학생 뿐 아니라 가정주부까지 있으며이들은 카드빚, 학자금, 생활고때문에 자신의 난자까지 팔기에 이르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조사한 카페 4곳의 글 중 자신을 `유학을 준비해 돈이필요하다', `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등으로 선전하고 있으며 심지어 의대ㆍ대학원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도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난자매매 사실을 조사하던 중 압수한 브로커 유모(40)씨의 회원명단에는249명이 난자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중 여대생과 주부가 전국적으로 분포된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한 일본여성은 한국여성의 난자를 산 뒤 체외수정에 실패하자 다른 한국여성 2∼3명의 난자를 또 `구매'하기도 했으며 한 난자 제공여성은 한꺼번에난자 19개를 채취하기도 했다.
또 경찰에 입건된 한 난자 제공 여대생은 3번이나 돈을 받고 각각 다른 사람에게 난자를 매매하기도 했다.
난자를 매매한 여성 가운데는 남편의 동의없이 몰래 난자를 사들여 현재 임신중인 여성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난자 매매와 함께 밝혀진 대리모의 실상도 충격적이긴 마찬가지.
대리모로 나선 여성은 단순히 `배를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성관계 후 아기를 낳아주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대리모 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 중 '성 관계 후 아기도 낳아주겠다'는 글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며 "이같은 글은 인터넷 대리모 카페에서는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으며 보건 당국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관계를 조건으로 돈을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성매매 혐의에도 저촉되지 않고 돈을 받고 아기를 건네기 때문에 인신매매 여부도 검토해봤지만 아직이같은 경우에 대한 법적용 사례가 없어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회원 1천명이 가입한 대리모 카페에 대해서는 추가조사를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