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시무식에서 한해 판매목표를 제시해온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올해는 이례적으로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연초 발표되는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목표치는 전세계 자동차 산업 동향과 수요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아왔다.
2일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에 열린 시무식에서 정몽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이 더욱 심해질 것이며 그 한가운데에 서 있다”며 “품질경영의 대명사가 된 ‘10년 10만마일 품질보증’ 같은 획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위기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위기’와 ‘생존’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위기극복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러나 업계의 관심을 모은 판매목표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 증폭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ㆍ기아차는 현대차 311만대, 기아차 169만5,000대 등 국내외에서 전년보다 21.1% 늘어난 480만5,000대의 판매실적을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실제로는 420만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재국 현대차 국내외 영업 및 기획담당 부회장은 “시장상황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올해 판매목표를 잡지 못했다”며 “상황이 워낙 불확실해 분기별로 판매목표를 짜야 할 판”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