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요. 하지만 지난해 하이마트와 계약을 하면서 올해는 3승을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아직 2승이나 남았어요.”
9일 레이디스 아시안 골프투어(LAGT) 로열 오픈에서 프로데뷔 첫 승을 기록, 새해 들어 한국인 첫 승전고를 울린 문현희(22ㆍ사진)는 소감을 묻자 기쁨 보다는 앞으로 할 일에 더 힘을 줘 답을 했다.
지난해 프로에 입문한 뒤 시즌 내내 상위권을 맴돌 뿐 우승트로피를 하나도 챙기지 못하다가 신년 벽두에 거둔 소득인데도 흥분한 기색이 없었다.
이날 밤 박원미 등 같은 소속사 선수들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는 문현희는 “마지막 홀 박희영 선수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비켜갈 때 우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승에 연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상에 섰음을 시사했다.
또 “그 동안 치렀던 여러 대회가 다 보탬이 됐지만 지난해 말 한일대항전에서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와 맞대결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나름대로 원동력을 분석하기도 했다.
갤러리들의 시선이 집중 되는 가운데 자신만의 플레이를 지킬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 법을 익힐 수 있었다는 것. 당시 문현희는 미야자토에게 1홀 남기고 3홀차로 패했지만 다음날은 오모테 준코라는 중견 선수를 눌러 이겨 큰 대회 적응력을 보인 바 있다.
“이제 시즌이 시작된 만큼 절대 자만하지 않고 남은 대회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거듭 다짐하는 문현희는 “주변에서 너무 말라보인다고 해 열심히 먹고 체력 훈련도 공들여 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했다.
한편 문현희는 13일부터 사흘간 역시 타이완에서 열리는 코사이도 타이완-저팬 프랜드십 토너먼트를 비롯, 남은 5개의 레이디스 아시안 골프투어 대회에 모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