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1월 24일] 판매위기를 꺾는 마케팅

지난 2007년 여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거품이 터지면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2008년 9월15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무서운 속도와 힘으로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이후 세계 수많은 기업의 매출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고객의 구매력이 갑자기 사라져버려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자와 기업 고객이 구매를 하지 않고 돈을 쌓아두기 때문이다. 이익창출 3가지 변수 활용을 그들은 이제 '현금이 왕'이라고 믿는다. 그러면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러한 사태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소비자 불안감을 어떻게 불식시킬 수 있을까. 원가 절감에 힘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원론은 이제 상식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기업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원가가 아닌 '판매의 위기'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판매현황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원가ㆍ가격ㆍ매출 물량이라는 세 가지 이익창출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기업 유동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효과가 빠르고 실천에도 빨리 옮길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과감한 보장을 통해 고객이 느끼는 위험을 줄여줘라 ▦약해진 경쟁사들의 고객을 끌어당겨라 ▦대금 지불을 고객이 거두는 성공과 연동시켜라 ▦회사의 재력을 영업에 활용하라. 신용위기로 많은 고객은 돈 쓰기를 꺼린다. 이럴 때 고객에게 신용을 판매할 수 있는 회사라면 미래에 큰 경쟁력을 갖게 된다. ▦사무인력을 영업에 투입하라 ▦교차판매(cross selling)를 강화하라 ▦영업사원에게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하라. 옳은 방향의 인센티브를 충분히 제공하면 영업효과가 빠른 시간 내에 나타난다. 따라서 대체로 매출보다는 마진에 비례한 인센티브 제공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값을 깎아주지 말고 물품으로 할인 효과를 제공하라. 값을 내리지 않는 대신 물품을 더 주는 형태 즉, 경품 할인을 하면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예전 가격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며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해야 하므로 해고의 필요성이 줄어 인력안정화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이익이 덜 감소한다. ▦지금까지 가격에 포함되던 서비스를 분리해 값을 부과하라. ▦중고, 수리ㆍ수선, 애프터서비스 등 애프터 시장(After market)에 눈을 돌려라. 우리는 지금까지 '판매의 위기'라 할 수 있는 이번 위기를 극복할 여러 마케팅 방안을 논의했다. 끝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위기의 시대에는 올바른 정책을 빨리 시행하는 것 못지않게 큰 실수를 안 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위기 시대의 큰 실수는 곧바로 기업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 조기시행보다 실수 말아야 위기시에 기업이 반드시 피해야 할 실수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허술한 유동성 관리 ▦생각 없이 서두르고 즉흥적으로 행동하기 ▦단기적으로 돈이 들고 효과는 먼 훗날에 나타나는 조치 취하기 ▦값을 턱없이 많이 내리기 ▦무분별한 대량해고 등이다. 위기의 시대를 맞아 기업이 이런 실수를 피하면서 달라진 소비자와 경쟁사들의 행동을 잘 감안한 위와 같은 마케팅 조치를 적극적ㆍ즉각적으로 취한다면 기업의 생존 가능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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