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른 공모주 하나, 열 종목 안 부럽다.”
분당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성빈(37세)씨는 요즘 주식시장 개장시간이 기다려진다. 웹젠 공모주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증권업협회 홈페이지로 들어가, 다음 공모주 투자 대상을 찾는 것이 요즘 주요 일과가 됐다. `제2의 웹젠`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씨처럼 공모주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공모주시장에 불을 붙인 웹젠 공모(5월16일) 이후 공모주가 고수익ㆍ저위험 투자 상품으로 떠 오르르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공모주 청약으로 몰리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러한 자금 집중현상이 2ㆍ4분기 이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잘 고른 공모주가 잠재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주식거래보다 훨씬 수익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공모주 시장 뜬다=증권전문가들은 시중 부동자금 급증ㆍ코스닥시장 상승추세ㆍ공모가 거품 해소ㆍ우량기업 진입 등의 이유로 공모주 시장 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웹젠에 3조3,000원억의 자금이 몰린 것은 공모가가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저금리에 따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안전자산선호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만큼 공모주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젠 공모주 주간사였던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이미 공모주 시장으로의 자금 집중은 예견된 일이고 현실화되고 있다”며 “시중 부동자금이 방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모주 만큼 확실한 투자도 없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공모주 청약을 준비하고 기업은 썬코리아전자ㆍ엔터기술 등 7개 기업에 이르며, 이 밖에도 27개 기업이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한 후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코스닥 등록심사가 까다로워진 만큼 이를 통과한 기업은 일단 수익성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모주 투자 요령=공모주 시장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지만, 묻지마 청약은 금물이다. 청약에 참여하려면 증권사에 비치된 유가증권발행신고서와 예비사업설명서를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다. 또 청약이후 등록까지 15일정도의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여유자금을 이용한 투자자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증권사들의 공모자금 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 8%의 고금리이긴 하지만 공모청약자금의 80%까지 대출이 이뤄져 자금 부담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공모주 청약방식이 증권사마다 자율로 바뀐 상황이므로 증권사들의 공모주 청약자격기준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LG투자증권의 경우
▲주식계좌 3개월 일평잔 1,000만원 이상
▲주식거래실적 3개월 합계 1,000만원 이상
▲투신자산 3개월 일평잔 2,000만원 이상의 세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대신증권은 월평잔기준 전월 1~25일 예탁자산 300만원이상에 한해 공모주 청약이 가능하다.
청약경쟁률이 높을 경우 예상보다 수익이 낮을 수도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 웹젠의 경우 2억4,000만원을 청약한 투자자가 9주를 받았다. 주가가 300% 이상 올랐지만 수익은 5월30일 현재 87만원에 불과하다.
◇공모주 간접투자도 생각해야=예상보다 경쟁률이 치열한 경우는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청약에 참여하는 것보다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공모주 펀드는 거래소 상장기업은 15%, 코스닥은 10%, 실권주는 30%를 기관투자가들이 먼저 받아 운영하는 간접상품이다. 따라서 청약경쟁률이 높을수록 개인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주식을 가져간다. 또 환불일까지 청약자금을 묶어놓을 필요가 없고, 운용사들이 알아서 청약에 참여하기 때문에 일일이 증권사의 청약조건을 맞추고 찾아가야하는 번거로움도 해결된다.
요즘 시장에 나와있는 공모주펀드는 편입자산 중 7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공모주 청약에 사용한다. 따라서 안정성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장동헌 SK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공모주펀드는 채권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우량 공모기업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우량기업이 상장ㆍ등록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공모 주펀드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