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시 '경제체험마을' 기대된다
서울시가 청소년들에게 자본주의 및 시장경제 원리 등 경제교육을 위한 ‘경제체험마을’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도봉구 창동에 780여평의 공간을 확보해 관공서ㆍ금융기관ㆍ시장 등의 가상시설을 만들어 직접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경제를 배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제체험마을’은 교실에서 이론을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체험을 통해 경제원리를 익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교육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년들은 미래 우리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이다. 그들이 경제에 대해 많이 알고 바른 사고를 가져야 우리 경제의 앞날이 밝아진다. 미국 등 선진국이 청소년 경제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리의 청소년 경제교육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오죽했으면 고교생 경제경시대회를 주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중수 원장이 “전세계에서 한국만큼 중ㆍ고교에서 경제를 안가르치는 나라가 드물다”며 “경제이해도가 문맹수준에 가까운 국민이 이정도의 경제발전을 이룬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을까. 상황이 이러니 우리 청소년들의 경제지식은 빈약하다.
특히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는 우려를 낳을 정도다. 얼마 전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중ㆍ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본주의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빈부격차라는 대답이 41%나 돼 가장 많았고 효율이나 경쟁이라는 응답은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자본주의를 부정적인 제도로 인식하고 있는 학생이 훨씬 많은 것이다.
경제체험마을은 청소년들의 경제와 자본주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교정하고 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좋은 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서울시는 효율적이고 알찬 운영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도록 힘쓰기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학계 등의 전문가들과 긴밀한 연계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런 체험마을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입력시간 : 2005-03-13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