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12월 22일] 달라진 미셸 위를 만난 후

[동십자각/12월 22일] 달라진 미셸 위를 만난 후 문화레저부 김진영 eaglek@sed.co.kr 최근 미셸 위를 만났다. 몸값 1,000만달러의 '천재소녀'로 등장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셸 위. 그러나 지난해 손목부상 이후 기권과 실격을 거푸 겪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하다 싶게 남자대회 도전을 반복해 비난과 질책에 빠졌던 그녀다. 여러 이야기를 하며 느낀 점은 '달라졌다'였다. 멀리만 쳐내려고 여린 몸을 뒤틀어대던 소녀는 사라지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위해 몸은 물론 머리도 쓰고 싶다"는 프로페셔널이 있었다. 적어도 한 경기, 한 시즌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해 슬럼프에 빠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 된 데는 스탠퍼드대학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기 시작한 덕이 컸다. 부모를 떠나, 또 골프와 분리해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할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 국내 주니어 골퍼들이 떠올랐다. 천연잔디연습장과 회원제골프장을 누볐던 미셸 위와 달리 국내 주니어들은 인조매트가 최상인 환경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는다. 또 학교 대표선수로 활약해도 학점을 따야만 하는 미국 선수들과 다르게 담임선생님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로 학교와 담을 쌓고 산다. 정부에서 공식 대회를 방학 때만 하라거나 최소 출석일수를 지키게 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려도 국내 주니어들은 여전히 학교가 이름만 걸어놓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몹쓸 관행이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그려볼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다른 생활이 없기 때문에 골프가 생활이요 미래이며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면서 골프 실력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쓸모없어졌다고 여기기도 한다. 어린 시절 각종 상을 휩쓸다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유망주들도 그랬다. 미셸 위를 만난 뒤 국내 주니어들에게도 골프와 분리해 자신의 존재를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선수를 할 작정이라면 당장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스스로 좋아서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오는 2009년은 미셸 위와 신지애의 미국LPGA 진출 영향으로 프로골퍼를 꿈꾸는 주니어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그들이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인생을 몽땅 허비하지 않도록 부모와 학교, 골프 교습가들 모두가 각자 위치에서 도울 방법들을 찾아야만 할 때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