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6개월만에 반토막… 中 증시투자자 표정

"대박 쫓다 쪽박"… 개미들 한숨만 '푹푹' <br>“예금 빼고 돈 빌려 투자했는데 빈털터리” 농민·학생·가정주부등 깡통계좌 보며 눈물…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다 뭐랍니까. 은행에 돈을 넣어 둬 봤자 매달 돈을 까먹다 보니까, 작년 10월에 예금을 빼서 증시에 들어갔다가 완전히 낭패를 봤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6개월만에 반토막 수준인 3,100선 아래로 추락한 지난 18일 오후 베이징(北京)의 한 증권사 객장을 찾은 60대 후반의 한 노파는 “작년만해도 이름조차 생소한 CPI가 멀쩡하던 사람을 잡았다”며 한 숨을 내쉬었다. 중국 증시가 작년 10월 6,000포인트 고지에서 급격하게 추락해 3,000포인트 수준까지 추락하면서 1억명에 육박하는 중국 개미 투자자들의 ‘곡 소리’리가 중국 대륙을 진동시키고 있다. 30대 은행원 레이(雷ㆍ여)씨는 “작년 3월까지만해도 증권시장은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와 외사촌 언니가 줄기차게 권유했지만, 주식투자는 어딘지 모르게 위험해 보이더라구요.” 그러던 레이씨가 “예금이자가 몇 푼이나 되냐”는 동료 직원의 말에 솔깃해 2만위안(약 2,860만원)의 은행예금을 인출에 작년 3월부터 주식에 투자했고, 불과 1개월 만에 4~5만원의 큰 투자수익을 거뒀다. “그 때만해도 내가 CPI와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했어요.” 레이씨는 “그러다가 투자금액을 전재산인 8만위안으로 늘리고, 그것도 모자라 어머니와 이모에게 10만여위안을 빌려 주식을 마구 사들였죠.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상하이 지수는 작년과 비슷한데 수중에 남은 돈은 없고 빌린 돈조차 갚지 못했어요.”라고 울먹였다. 2001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해 주변 친구 40여명으로부터 ‘고수 중에 고수’로 명성이 높았다고 자신을 소개한 류(劉) 여사는 “1만위안의 종잣돈으로 시작했던게 4만위안이 되고, 8만위안이 되고, 최대 50만위안까지 불었었죠”라는 말을 시작으로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돈을 닥치는대로 끌어다 주식에 돈을 넣었죠.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반 년만에 주식이 이렇게 반토막이 날 줄이야….” 한 동안을 말을 잇지 못하던 류 여사는 “정말로 친구들과 대박의 꿈을 나누고 싶었는데, 결국 쪽박만 안겨준 셈이 됐다”며 눈물을 떨궜다. 2005년 1,000포인트에도 못 미치던 중국 증시는 작년 3월엔 3,000포인트까지 급상승하고 이후 더욱 강력한 탄력이 붙어 작년 10월에는 6,000포인트를 가볍게 돌파했으며, 1만포인트 도달도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이 와중에 중국 증시는 강력한 마력으로 중국인을 개미투자자로 빨아들여 가정주부와 학생은 물론, 소를 몰던 목동과 논밭을 갈던 농민들까지 대거 증시로 몰려들었고, 개미군단은 지난해 중국을 기업공개(IPO)규모에서 세계 1위국가로 도약시키는 거대한 ‘성공 드라마’를 연출했다. 지난해 말 중국의 개미군단을 ‘올해의 최고 스타’로 선정했던 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중국의 개인투자자의 인구는 계좌기준으로 7,800만명에서 1억3,000만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수 개월째 증시 급락에 따라 중국 개미투자자의 인구는 4월 11일 현재 9,600만여명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