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업체들이 무역흑자 규모(167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달러를 선물환으로 내다 팔아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국내 은행간 시장 하루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순매도(매도-매입) 규모는 연중 493억달러를 기록, 전년(292억달러)보다 69%나 늘었다. 선물환 매도는 997억달러였고 선물환 매입은 504억달러였다. 무역흑자 대비 선물환 순매도 비율은 지난 2005년 1.3배에서 지난해 3.0배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기업들이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수출로 버는 달러를 미리 선물환을 통해 팔면서도 수입결제를 위한 달러 매수는 늦춘(래깅ㆍlagging) 탓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원ㆍ달러 환율이 엔화 약세 흐름과 역외거래자들의 대규모 미 달러화 매입,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수출호조와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 확대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수출기업들이 매도한 선물환의 만기는 2007년 190억달러(38.5%), 2008년 111억달러(22.5%), 2009년 73억달러(14.8%), 2010년 12억달러(2.4%) 등으로 집계됐다. 조선업체 등 일부 대기업이 선물환 순매도를 통해 환헤지에 나선 데 비해 중소기업들은 주로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선물환 방식)을 통해 환헤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지난해 한해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 보험은 연간 8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은행간 외환거래 규모는 하루평균 111억6,000만달러로 전년의 81억5,000만달러에 비해 36.9% 늘었다. 이 가운데 현물환 거래는 63억4,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40.3% 급증했고 선물환 거래는 4억달러로 전년의 2억달러에 비해 배로 늘었다. 지난해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8.8% 절상됐으며 특히 2001년 말 이후 5년간 41.3%의 절상률을 기록했다. 엔화에 대해서는 지난해 한해 동안 9.3% 절상됐다. 지난해 미 달러화에 대한 절상률은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가 11.5%와 13.8%를 기록했고 태국 밧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14.9%와 9.3%로 원화 절상률을 웃돌았다. 하지만 수출경쟁국 통화인 중국 위안화와 대만 달러화는 달러화에 대해 3.3%와 0.7% 절상되는 데 그쳤고 일본 엔화는 오히려 0.8% 절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