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증시 매력, 중화권에 밀리나

타이완·中 외국인 투자제한 대폭완화…글로벌자금 비중 한국보다 높아질듯

“한국 주식시장, 중화권 증시에 밀리려나?” 타이완 정부가 오는 11월말 외국인 주식투자 제한조치를 대폭 완화시킬 예정인데다, 중국도 외국인투자가들을 겨냥한 ‘적격 역외 기관투자자(QFII)기준’을 대대적으로 개선키로 함에 따라 한국 증시의 매력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는 오는 11월30일과 내년 5월31일에 타이완의 LIF(투자제한계수)를 각각 0.75, 1로 상향조정하기에 앞서 다음달 1일부터 이를 반영한 ‘잠정 지수’를 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IF는 외국인이 투자 가능한 시가총액을 반영한 비율로, 타이완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제한 조치로 인해 현재 0.55인 상태다. MSCI가 타이완의 LIF를 0.75로 상향할 경우 ‘MSCI 이머징마켓지수’에서의 한국 비중은 현 19.2%에서 19.07%로 낮아지며, 반대로 타이완은 12.09%에서 16.05%로 높아진다. 또 외국인 투자제한이 완전 철폐돼 LIF가 1로 상향된다면 한국 비중은 18.13%로 낮아지는 반면 타이완은 20.20%까지 높아져, 타이완의 비중이 한국보다 높아질 수 있다. 이를 반영해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타이완 증시에서 6,900억원을 사들여 지난 3월 이후 주간단위로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한국에서는 6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일부에선 이 때문에 “한국과 타이완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중 조절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이에 대해 “타이완이 외국인 투자제한이 완전 철폐하는 내년 5월말까지 약 19억달러(1조3,000억원)의 자금이 타이완으로 순유입될 전망”이라면서 “이 경우 한국의 삼성전자ㆍ포스코ㆍ국민은행 등이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천웅 모건스탠리증권 상무도 “전체적으로 한국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ㆍ삼성SDI 등 기술주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타이완이 동반 상승할 경우 한국 기술주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증권감독위원회는 지난 16일 적격 역외 기관투자자(QFII) 정책을 대폭 손질해 해외 투자자들의 진입문턱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며 한국 증시의 투자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QFII제도의 진입장벽이 낮춰질 경우 중국 증시로 구미 투자자금 유입이 빨라질 전망이며, 내년까지 건설은행ㆍ상하이자동차ㆍ신화생명ㆍ중국은행 등 중국 우량주들이 해외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한국증시 및 한국물에 대한 투자매력이 반감돼 반등 모멘텀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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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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