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극도의 환율불안 속수 무책인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일본처럼 10년 장기불황에 빠지고 칼라일캐피털의 청산 가능성과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지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하자 글로벌 외환ㆍ주식ㆍ채권시장도 요동을 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환율은 12년 만에 100엔선이 무너졌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1유로당 1.5651달러로 지난 1999년 1월 유로화가 도입된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값이 곤두박질치자 중국 증시는 4,000선이 무너졌고 다른 아시아 증시도 맥을 못 췄다. 국내시장은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주가는 연일 급락하고 금리도 오를 조짐이다. 이런 혼란의 원인으로 원화약세ㆍ달러강세가 지목되고 있다. 글로벌 달러약세 속에서도 원화에 대해서만 달러화가 유달리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달러당 932원이던 것이 지난주에는 이틀 동안 무려 26원이 폭등하며 1,0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원화약세는 엔화에 대해 더 가파르다. 지난해 말 100엔당 837원이던 것이 역시 1,000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화 값 폭락으로 채권시장도 불안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식에 이어 채권까지 팔자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불안으로 주식ㆍ채권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화환율의 1차적 불안원인은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배당금 지급 등과 같은 시장내부의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새 경제팀이 ‘환율주권론’ 등을 내세워 원화약세를 용인한 듯한 인상을 준 것도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율안정이 시급하다. 수출증대를 통한 성장확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원화환율 약세를 용인할 필요가 있겠지만 하루 새 10원 이상씩 뜀박질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방치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도 곤란하다. 불안감을 넘어 패닉 상태에 빠지고 있는 지금과 같은 금융상황에서는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선진국들도 환율시장에 공동 개입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환율안정을 위한 국제공조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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