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 세력의 한국인 납치사건은 주식 등 한국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하며, 진보와 보수간 갈등을 야기시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월가는 분석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라크 재건에 나서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는 등 투자심리가 얼어 붙는데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신흥시장 주식담당 레이킴 이사는 “이번 사건은 일회성이 아니라 한국인과 한국기업에 대한 추가 테러로 연결될 수 있으며 기업은 물론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움츠러들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고유가와 미국의 금리인상, 이라크 전쟁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금융시장은 또 한번 해외돌발변수에 휘말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LG투자증권의 기동환 뉴욕법인장은 “내수부진과 고유가충격으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거나 투자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 무장세력의 한국인 납치는 조정을 받고 있는 한국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정치권에서도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파병을 둘러싼 논쟁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심리 냉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형 헤지펀드의 한 펀드매니저는 “한국 주식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떨어진 면이 있으며,이번 사건으로 더 떨어진다면 오히려 주식을 매수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 등 대표주들은 올해도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 추가 하락시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승주 주미대사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투자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현재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등과 사태추이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