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환율·美금융불안등 성장 '복병'

■ 한은·재계 하반기 국내경제 시각차수출·투자전망등 이견… 물가상승 우려 '물가안정 속의 건실한 성장' '대외변수의 악화와 원화강세 등으로 성장둔화 속 소비와 수출감소.' 하반기 우리 경제를 두고 한국은행과 한국경제연구원의 시각은 이처럼 크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의 경기진단을 보자. 한국은행은 수출 및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경기가 빠른 회복국면에 들어서는 반면 물가는 임금상승 등 여러 불안요인에도 당초 전망치보다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잇다. 한은은 최근 미국 등 선진국 금융시장이 잇단 회계부정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수출과 투자가 늘어나려면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야 하는데 최근의 선진국 금융불안은 실물 부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기낙관은 아직 이르다는 진단이다. ▶ 수출 및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엇갈린 전망 한은은 하반기 세계경제가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의 수출도 전년동기보다 13.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가장 보수적인 국제통화기금(IMF)조차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며 "미국 등 세계경제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비투자도 수출과 함께 쌍두마차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상승과 함께 기업들을 짓눌러온 과잉설비가 해소되면서 설비투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은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 상반기 5.2% ▲ 하반기 12.7% 등으로 연간으로는 8.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역시 상반기(7.8%)에 이어 하반기에는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경기상승으로 실업이 줄어드는데다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경연은 '경제전망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또 정보통신업의 투자가 일단락된데다 과잉설비 부담이 아직 남아 있어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관측했다. ▶ 임금상승, 주가하락 등 불안요인 상존 한은은 원화환율 하락과 함께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줄었지만 경기상승 여파로 하반기에는 물가불안 요인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임금상승 현상은 올 상반기부터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1ㆍ4분기 중 건설ㆍ도소매ㆍ음식업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11.4%나 임금이 뛰었다. 제조업의 임금상승률도 7.4%에 달해 임금인상 압력이 확산되는 추세다. 하반기부터는 주5일 근무제에 따른 노동비용 증가가 기업의 수익성 확대를 어렵게 하는 한편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공공요금 인상, 부동산가격 상승 여파도 물가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주가하락에 따른 자산감소 효과로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소비가 줄어들면 경기회복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가하락과 함께 최근 들어 부동산가격이 다시 들먹거리고 있어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실질적인 경쟁력 개선노력 필요 하반기에도 경제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의 금융불안 등 대내외적인 불안요인은 언제라도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는 실질적인 경쟁력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업들은 올 1ㆍ4분기 중 사상 유례없는 이익을 냈지만 이는 주로 저금리 기조,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 등에 힘입은 것이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하락 등 불확실한 경제여건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하려면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가 저금리 등으로 부풀려진 수익성에 만족하기보다는 보다 실질적인 수익성 제고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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