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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스쿠터로 유라시아 횡단 임태훈씨

125㏄ 스쿠터를 타고 영국~중국을 여행한 임태훈씨. /사진=임태훈씨 제공

[리빙 앤 조이] 스쿠터로 유라시아 횡단 임태훈씨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125㏄ 스쿠터를 타고 영국~중국을 여행한 임태훈씨. /사진=임태훈씨 제공 “스쿠터를 타면 내가 원하는 때에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자전거는 기동성은 좋지만 힘이 많이 들죠. 다시 여행하더라도 꼭 바이크로 하고 싶어요.” 지난 2006년 한 20대 청년이 스쿠터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다. 그 해 10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넉달 간의 여정을 마친 이 청년은 “스쿠터를 타고 내 나라를 여행해야겠다”며 같은 해 12월 다시 스쿠터에 올랐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임태훈(25) 씨는 스쿠터로 세계 여행을 감행하기 전까지 바이크 마니아는 아니었지만 여행을 하면서 스쿠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사람이다. 임 씨가 4개월간 스쿠터로 이동한 거리는 1만8,000㎞. 서울과 부산을 20번도 넘게 왕복한 거리다. 일반적인 배낭여행으로 그가 들렀던 20개국을 여행했다면 1,000만원 가까이 소요됐을 테지만 그는 450만원 안팎에 여행을 마쳤다. 여행 경비 중 유류비는 65만원. 주차비는 한 푼도 낸 적이 없고 유럽에선 바이크 이용자라는 이유만으로 유료 오토캠핑장을 무료로 이용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06년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임 씨는 영국에서 한국까지 가는 스쿠터 여행을 계획대로 마치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찢어버렸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남들이 하지 않은 방법으로 가 보고 싶었던 게 이유였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선 스쿠터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스쿠터로 전국일주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자전거나 고배기량 바이크를 이용한 여행은 몰라도 장거리 여행에서까지 스쿠터를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더구나 임 씨처럼 125㏄ 소형 스쿠터로 유라시아 횡단을 감행하는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더욱 흔치 않은 일이다. “자전거로 고국행을 택했다면 중도에 포기했을 지도 몰라요. 체력이 달리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건 둘째 치고 자전거로 장거리 여행을 하는 건 이미 흔한 일이잖아요. 남들과 다른 걸 한다는 자부심도 제가 역경을 이기며 스쿠터 여행을 마치는데 한 몫 했어요.” 당시 그와 함께 했던 애마 ‘혼다 PS125’는 안타깝게도 중국 국경에 홀로 남겨졌다. 세관 문제로 압수를 당했던 탓이다. 임 씨는 “언젠가 유라시아 횡단을 나와 함께 했던 스쿠터를 되찾으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배달용 스쿠터’로 잘 알려진 대림자동차 CT100을 새로운 애마로 장만했다. 그리고 2006~2007년 겨울 이 것을 타고 전국일주를 했다. 남들이 좀처럼 여행에선 사용하지 않는 비즈니스 바이크를 타고 그것도 한 겨울에 여행을 한 이유는 역시 “남들은 겨울에, 특히 시티백을 타고 여행을 안 한다는 것”때문이었다. “국내 스쿠터 여행은 유럽에서 했던 여행과 많이 달랐어요. 우선 벨기에 같은 경우 도로의 95%이상이 이륜차를 위한 도로예요. 자동차 운전자들이 배려해준 덕분에 제가 스쿠터로 시속 60~70㎞를 달려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안 들었죠. 하지만 한국에선 맨 끝 차선으로 가도 속도가 늦으면 제 뒤로 바짝 붙는 차들이 많았어요. 이제 한국에 바이크 이용자들도 많아졌는데 이륜차 도로가 생기면 좀더 안전하게 스쿠터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임 씨는 자신의 블로그(ssing.net)와 바이크 전문 잡지 스쿠터앤스타일 등에 ‘세계는 넓고 스쿠터는 발악한다’ 는 제목으로 스쿠터로 마친 유라시아 횡단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다. 5월에는 스쿠터 여행 사진과 에세이를 담은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 • 실속과 로망의 mix & match '바이크 열풍' • 바이크의 종류 • 스쿠터로 유라시아 횡단 임태훈씨 • 언제 어디서나 건강 체크 '在宅 헬스케어' • e-thankyou가 추천하는 당일치기 여행지 • 명품 자유 여행 상품 70% 파격 할인 外 • 밥밖에 모르는 당신을 위한 '쌀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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